청주·청원 통합 시 정부에서 줄 수 있는 ‘선물’은 얼마나 될까?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행정안전부가 준비하고 있는 선물의 규모와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0년 충북도를 방문한 이달곤 당시 행안부 장관은 청주·청원 통합을 촉구하는 담화문에서 통합 시 향후 10년 간 보통·특별교부세 2천523억 원, 청주·청원 행정구 4개 설치, 구청 4개 청원지역 건립 등을 약속했다.

이 전 장관은 또 농업 관련 지원에 관해 통합시청에 (가칭)농림환경국을, 행정구청에는 (가칭)농축산과를 설치해 체계적으로 농업 부문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문 지원과 관련해서는 통학거리·교육여건 등을 감안해 중·고교 학군을 재조정하고 기숙형 고교, 마이스터고, 자율형 사립고 등 선정 시 청원지역을 우선 배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4차 통합 시도에서는 시민·군민협의회의 상생발전방안 합의결과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인센티브’가 없다.

당장 설치 구청만 해도 청원지역 4개에서 2개로 축소됐고, 농업 등 지원 역시 청주시와 청원군끼리의 약속뿐 정부 차원의 ‘선물’은 찾아볼 수 없다.

행안부, '강건너 불구경' 무관심 비판 목소리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시 통합을 성공시켰으면 청주·청원을 넘어 충북에 상당한 이익이 됐을 것이라는 뒤늦은 후회의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당시엔 그만한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가 지금은 ‘강 건너 불구경 하는’ 식으로 무관심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과 관련, 지역 관가에서는 지난 2010년 당시에는 마산·창원·진해, 청주·청원, 안양·군포·의왕, 성남·하남·광주, 수원·화성·오산, 진주·산척 등 여섯 지역이 통합을 시도한 것과 달리 지금은 50개 시·군·구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행안부 박동훈 지방행정국장이 한범덕 시장과 이종윤 군수를 극비리에 만나고 간 것에 대해 ‘지역에 떨어지는 떡고물이 없으니 쉬쉬하면서 만났다’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 정연준 통합지원과장은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 상 통합 지자체에 특례를 주도록 돼 있다.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청주·청원 자율통합이 위원회의 개편 목적과 일치하고 법률 검토에서도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지금도 통합하면 혜택이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 자치제도과 조상명 과장도 “창원에 준하는 지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특례 준비는 하고 있다”며 “청주·청원 통합이 특별법에 따라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제외할 필요도 없겠다고 판단해 동일한 특례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훈 지방행정국장은 이에 대해 “통합이 가시화되면 양 단체장이 협의해 통합재정을 조만간 정리해서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양 시·군이 통합의 전국적 모범 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당시 발표됐던 정부 지원안에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청원군민들이 특례안에 만족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통합 성사 시 얻게 될 떡고물이 어떨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한편 청주시와 청원군은 1994년과 2005년 통합 투표를 했지만 두 번 모두 청원군민 과반이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또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지원 방침 속에 진행된 3차 자율통합도 청원군의원 12명 전원이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반대하면서 실패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