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일부 지역 레미콘 업계가 관급 단가를 높이기 위해 사급 단가를 의도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가격 담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도내 12개 시·군 관급 레미콘 가격이 권역별로 많게는 루베(㎥)당(25-21-08 규격 기준) 1만 원 가량 차이가 나는 등 가격 폭이 천차만별인 점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 중 제천·단양지역이 제일 비싸고 충주지역은 도내에서 가장 저렴하다.

조달청과 충북레미콘조합 등에 따르면 도내 관급 레미콘 가격(VAT 포함)은 규격(25-21-08)제품 기준으로 충주·음성·괴산·증평·진천 등 북부권 5개 지역이 5만6천250원으로 가장 싸며 같은 북부권이라도 제천·단양에서는 6만5천710원으로 가장 비싸 두 지역 가격 차이가 9천460원에 이르고 있다.

청주권인 청주·청원의 관급 단가는 5만6천620원으로, 이는 충주보다 370원 비싼 반면 제천·단양지역보다는 9천90원 싼 편이다. 또 남부권인 보은·옥천·영동은 5만9천360원으로 충주보다 3천110원 비싸지만 제천·단양보다는 6천350원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도내에서 지역별로 관급 레미콘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레미콘 회사 별 골재 수급상황 및 원자재 가격에 따라 관급 단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레미콘 조합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달청에서 가격 실사를 벌여 단가를 책정하지만 제천·단양지역의 경우 사급 단가가 1만 원 가량 비싸기 때문에 조달청에서 관급 단가를 비싸게 책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사급단가 따라 관급 단가 책정, 일부 지역은 가격 담합(?)

그러나 권역별로 가격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생존전략인 ‘노하우’가 있다.

실제로 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레미콘 업자들끼리 일정 가격 이상 마지노선을 정해 놓고 있어 가격 담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급 단가에 따라 관급 기준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지역별로 업계 스스로 단합해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급 단가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역시 관급 단가를 겨냥해 사급 단가를 최대한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주를 중심으로 음성·괴산·증평·진천의 경우 타 시·군보다 분명 관급 단가가 턱없이 낮아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지만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이는 관급 단가 인상 전제 조건인 사급단가를 우선 인상시켜야 가능할 뿐 아니라 지역 건설회사 반응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급단가도 25-21-08 규격 기준 제일 싼 곳은 5만9천원인 반면 가장 비싼 곳은 7만원대이다. 이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레미콘 업계가 가격 담함을 주도함으로써 관급 가격대가 높게 책정됨은 물론 영세 건설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사급 단가에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들은 또 ‘신규업체 죽이기’와 사전 허가 단계에서의 ‘목조르기’ 등 독특한 방법을 구사하며 그들만의 배를 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레미콘 업계 권역별 가격대를 인근 시·도와 비교하면 동일한 규격(25-21-08)을 기준으로 대전지역은 평균 5만7천480원, 원주를 중심으로 한 강원 남부권은 비싼 가격대인 6만6천830원, 경기 남부권은 비교적 도내보다 저렴한 5만3천57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도내 한 건설업자는 “지역 레미콘 업계끼리 가격을 담합해 때론 비싼 줄 알면서도 구입하는 것이 현실이며 주머니 사정이 어려울 때는 아예 레미콘 공급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자는 또 “좁은 도내에서 지역별로 사급 단가는 물론 관급 단가까지 차이가 큰 것은 모순”이라며 “시멘트 생산 지역 레미콘 업계 단가가 가장 비싼 이유는 가격 담합을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레미콘 규격을 표시할 때 25는 골재 크기를, 21은 압축강도를, 08은 슬럼프 반죽 질기를 말한다. 현재 충북 도내에 레미콘 회사는 45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