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교사의 무릎을 꿇리고 두 손으로 빌게 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교육계에 파문이 예상된다.

음성군 모 여중학교 1학년생들이 지난 17일 과학 수업 시간에 교사(28)의 잘못을 지적하며 사과 차원의 행동을 과도하게 요구한 것.

황당할 정도의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수업중 교사가 설명한 내용이 오히려 해당 학생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한 것이 원인이 됐다.

교사는 당시 중력의 원리를 이해시켜 주기 위해 뚱뚱한 학생 1명과 마른 학생 1명을 불러낸 뒤 뚱뚱한 학생에게 마른 학생을 끌어당겨 보라고 시켰다.

마른 학생이 뚱뚱한 학생의 힘에 의해 끌려오자 과학 교사는 큰 힘에 작은 힘이 딸려오는 것이 중력의 원리라고 말해 준 것이다.

그러나 이로인해 뚱뚱한 여학생이 수치심을 느끼고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상황이 악화되자 한 학생이 일어나 교사에게 사과하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반 학생 대부분이 동요했고 해당 학생은 교사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빌어 사과하라는 요구까지 했다.

다급해진 교사는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빌며 뚱뚱한 학생과 반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이 학교 교장은 "과학교사가 임용된지 두 달이 채 안된 상태라 경험이 부족하고 순환직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기를 원해 발생한 일 같다"면서 "학생들을 파악해 본 결과 순수한 장난 차원에서 해봤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학교 내에 소문이 퍼지면서 학생들을 통해 학부모들에게까지 전해지게 됐다.

학부모 A씨(47·음성읍)는 "아무리 실수를 했다고 해도 학생들이 스승의 무릎을 꿇리고 두 손으로 빌게 한 것은 학교 교육이 거꾸로 가는 게 아니냐"며 "교권 실추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음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고 당황스럽다"며 "빠른시간 내에 사실 확인을 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