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 들어온 벌레를 보면
파리채 먼저 집어 들던 남편이
벌레를 보자
보드라운 휴지 한 장을 집어든다

나나니벌을 휴지에 싸서
바깥에 나가 놓아주는 모습이
턱시도 입었을 적보다
더 멋져 보인다

겉모양보다 속모양이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은
묵직하게 나이 든다는 것이다
인생에 맛이 든다는 것이다

서로에게 젖어든다는 것은
아름답게 물든다는 것이다
서산마루 하늘을
곱게 물들이는 노을빛처럼 
 

▶2010 <문학광장> 수필 등단
▶2010 <문학광장> 시 등단
▶만해 한용운 시맥회 시 입상
▶좋은생각 생활문예 대상 입상
▶동인지<시와창작 작가들><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