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김병일 전 평통사무처장(55)이 새누리당 정우택 당선인의 '성추문 의혹 인터넷 유포'와 관련, 해당 글을 인터넷 해외 블로그 사이트에 올린 게시자로 지목돼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사실이 지역 정가에 충격을 주고 있다.(세종데일리 2012년  5월 17일자 보도)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4월 20일경 4·11총선 청원지역구 예비후보였던 김병일씨에 대해 청주지법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소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오후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올라온 '새누리당 A 후보 변태적 성매매 의혹'이란 제목의 글이 이튿날 김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김 씨는 직접 글을 올렸거나 인용복사한 것이 아니라 블로그 글의 추천을 통해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연동,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달 김 씨를 불러 페이스북에 글이 게시된 경위 등을 조사했지만 김 씨는 "해당 블로그를 방문한 사실이 전혀 없다. 페이스북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누군가 해킹한 것 같다"며 관련성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최근 새로운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신변 확보에 나섰다.

체포영장은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거나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 발부된다.

경찰은 자택과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새누리당 당선인의 변태적 성매수 의혹을 제기한 해외 인터넷 포털사이트 블로그의 글이 김 전 처장의 페이스 북을 통해 SNS로 확산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이유는 김 전 처장을 이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핵심 참고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IP가 확인돼야 게시자를 찾을 수 있는데 김 씨는 자기 페이스북에 글이 연동됐고 1차 조사에서 그 부분이 본인이 한 행위가 아니라고 했으니까 정확하게 사실인지 아닌지 가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법무법인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김 전 처장은 현재 사업차 홍콩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경찰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김 전 처장은 충북 진천 출신이고 청주고 후배이며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민모 씨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 15일 오후 해외 인터넷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 변태적 성매수 의혹’이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고, 이 글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자 당시 정 후보는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친박·친이 공천싸움 패인이 원인(?)

김 씨는 충북 청원 출신이고 고향에서 초중고를 나왔으며 연세대를 졸업한 인물이다. 서울시 대변인, 여수엑스포 사무총장, 평통 사무처장을 지냈다. 서울시 대변인 때 명대변인이란 평을 받을 정도로 달변에 스펙 면에서도 정치인으로 손색 없는 사람이다.

그는 2번에 걸쳐 국회의원에 도전장을 냈으나 실패했다. 평소 표밭갈이도 소홀히 했지만 선거 때도 ‘올인’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열정과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

서울시 대변인 당시만 해도 잘 나가는 MB맨의 실세였고 MB정부에서 입각을 노력지만 실패했다. 오히려 S라인 출신이란 게 불리했다.

18대 총선에서 청주 흥덕 갑에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해 포기했다. 이번 총선에서 청원군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 표밭갈이를 했다. 하지만 공천을 받지 못해 중도에 그만뒀다. 그는 고향과 서울 등을 놓고 고심을 하기도 했다.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려 했으나 정치자금 지원을 약속한 사람이 배신(?)하는 바람에 포기했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그는 친이계, 이승훈 당시 후보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친박 실세인 정우택 당선자 때문에 공천을 받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충북지사 재임 시 정무부지사였던 이승훈 후보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그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제쳤다'는 서운한 감정을 표하곤 했다. 이승훈 후보는 남 일이라 하고 학연은 없지만 이 후보와는 고시 선·후배이자 라이벌 관계였다. 그는 그동안 수사망이 좁혀오자 정 당선자에게 선처를 요한다는 서류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김 씨가 경찰에 출두하지 않아 사건 당사자로 지목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지금 정황으로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가 사법처리된다면 ‘정치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정치인에겐 의리가 없다’는 것을 다시 입증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김 씨를 깃털로 보고 있다. 몸통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공천에서 탈락한 모씨가 몸통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배후에는 중앙에서 활동하는 W의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사건의 열쇠는 김 전 처장이 쥐고 있다. 그가 귀국해 경찰에 출두하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