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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풍류를 아느냐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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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13  14: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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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風流)란 무엇을 가리키는가. 술인가 음악인가 멋인가. 판소리 대가였던 고 박동진 선생은 어느 날 한 젊은 여자가 문하생으로 삼아 달라 찾아 왔을 때 이렇게 질문 했다고 한다.

“네가 풍류를 아느냐?”

박선생은 왜 젊은 여인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진 것일까. 선생은 젊은 여자가 진정 속악(俗樂)이 아닌 정악(正樂)을 이해하는 멋스러움을 지니고 있는가를 물어본 것이다.

현대에서 풍류라면 대개 국악인들의 대명사처럼 되었지만 본래는 우리 민족만이 지녔던 멋이요 향기로운 역사였다. 이미 신라 때 화랑도를 ‘풍류도’라 했으니 그 연원이 깊다.

화랑들의 일상은 주유(周遊)와 수련이었다. 명산대천을 찾아 호연지기를 기르고 함께 모여 가무(歌舞)를 즐겼다. 화랑들이 신라의 노래 향가(鄕歌)에 능했으며 듣는 이들로 하여금 큰 감동을 주었다는 삼국유사 기록을 보면 이들의 창가 경지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최치원(崔致遠)이 쓴 난랑비서문(鸞郎碑序文)에 이렇게 기록된다.

“나라에 현묘한 도(道)가 있으니 이를 풍류라 한다. 이 교(敎)를 베푼 근원에 대하여는 선사(仙史)에 상세히 실려 있거니와 이는 삼교(三敎)를 내포한 것으로 모든 생명과 접촉하면 이들을 감화시킨다(國有玄妙之道 曰風流 設敎之源 備詳仙史 實乃包含三敎 接化群生).”

신라 당시에 있었던 현묘지도(玄妙之道)가 곧 ‘풍류’로서 그것은 유·불·선 삼교를 포함하였다는 것이다. 즉 도의로써 상호간 몸을 닦고(相磨道義) 노래와 춤으로 서로 즐기며(相悅歌樂) 명산대천을 찾아 노니는 것(遊娛山水)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이런 풍류의 모습이 후대에 이르러서는 변모된다. 남녀 ‘상열가악’만이 전통을 이어온 것인가. 조선시대 풍류는 시와 술 거문고와 가야금, 기생이 어울린 경지로 변한다. 그래서 ‘풍류객’이란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조선시대 한량들이 일상에서 일탈, 멋들어진 삶을 즐기기 위하여 풍류방(風流房)에 모인 것을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당대 노래와 시를 아는 명기생들과의 염문이 많이 전해 내려온다.

퇴계 이황(李滉)과 같은 대유학자도 풍류를 시에 담았는데 술 마시면서 거문고 타고 유유자적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창강(滄江)에 달이 뜨니 야색이 더욱 좋다. 사공 불러 배 띄우고 동자더러 술 붓게 하니 초경에 먹은 술이 삼경에 대취하네. 주흥(酒興)은 도도하고 풍류(風流)는 완완(薍薍)이로다....(意譯)”
 

김찬경회장, 풍류 위해 문화재 구입 적절치 못해

외국으로 도망가려다 체포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풍류’를 위해 구입했다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건재고택(建齋古宅)'은 명필 추사 김정희 선생의 처가댁이다. 고풍스럽고 단아한 충청도 대표적 전통 고가여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김회장이 막걸리 마시며 놀기 위해 문화재를 구입한 것도 적절치 못하지만 풍류의 의미가 더욱 속화한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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