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엔 꼭 용무도 승단 심사를 통과해 블랙벨트를 따겠습니다.”

충북 영동대학교 무도관에서는 요즘 금발의 외국인 여학생이 이 대학 경찰무도학과 학생들과 땀을 흘리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용무도(龍武道)를 배우기 위해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종주국 한국으로 온 세라 머서(Sarah Marcerㆍ22) 양이다.

호주 모나시(Monash)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며 영문학을 전공하고 부전공으로 한국어와 중국어를 공부한 그녀는 지난해 같은 대학에 어학연수 중이던 한국인 사범 박준혁(38) 씨를 통해 용무도를 처음 접했다.

강렬한 용무도의 매력에 빠져 취미 삼아 시작했으나 지난 6월 23~27일 이 대학에서 열렸던 경찰무도학과 국제무도캠프에 참가한 호주 선수단 22명 중 한 명이 됐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으며 1년여 만인 지난 7월 포항에서 열린 제2회 세계용무도선수권대회 여자 -65㎏ 체급에 출전, 시상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6월 국제무도캠프 당시 영동대 경찰무도학과 학생들의 용무도 실력에 반했던 그녀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좀 더 체계적인 용무도 훈련을 받기 위해 다시 영동대를 찾았다.

용무도는 용인대학교 무도연구소를 중심으로 이 학교 무도대학 내 5개 학과 교수들이 4년 동안 전공 분야 기술을 접목해 2001년 개발한 종합무술이다. 삼국시대의 화랑도에 사상적 뿌리를 두고 있으며, 태권도·합기도·씨름·검도·유도 등 기존 무술 및 호신술의 장점만 취했다.

특히 호신술에 적합한 실전무술을 지향하기 때문에 스포츠로 자리잡은 태권도·유도 등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급소치기·십자목비틀기 등 실전 기술이 포함돼 있어 상당히 격한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세계 30여 개 국에 보급됐다.

그녀는 "용무도 세계 최강인 영동대 선수단한테서 기술을 지도받고 오는 12월에는 서울대가 운영하는 한국어학당에 다닐 계획"이라며 "블랙벨트를 따면 용무도시범단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에 이 무술을 전파하고 싶다. 내년에 대학을 졸업하면 한국에서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계획이며 열심히 수련해 호주의 여성 1호 용무도 유단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