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소를 불법으로 도축해 학교 급식용 재료로 납품한 도축업자에게 해당 쇠고기를 급식으로 먹은 학생 1인당 30만 원씩  총 1억74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불량식품 섭취에 따른 정신적 피해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청주지방법원은 9일 ‘병든 소 불법도축·학교급식 납품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일부 학교에 불법 도축된 소를 납품한 김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청구소송에서 원고인 학생들에게 각각 위자료 3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청주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원고인 학생들에게 각각 위자료 형태의 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해 추후 일정 등은 변호인단과 공익소송 결과에 대해 협의해 진행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12월26일 학교에 불법 도축된 소를 납품한 김모씨 등 2명을 상대로 공익소송단을 모집, 학생·학부모 등 358명이 소송에 참여해 1인당 200만원씩 7억1600만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청주지법에 제출했다.

이들 대책위가 낸 소장을 보면 “지난해 5월 인수공통전염병인 브루셀라나 결핵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은 소가 불법 도축된 후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유통업체를 통해 청주·청원을 중심으로 한 100여개 학교에 급식으로 납품된 사건이 발생해 도민들을 분노케 했다”며 “이로 인해 아이들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대책위는 또 “피해 대상 학부모들은 단순히 육체·정신적 피해에 대한 금전적 손해배상만이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돈벌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부도덕한 기업 및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일벌백계 차원에서 공익소송을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앞서 청주지법은 지난 2010년 2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질병에 걸렸거나 죽은 소 등을 불법으로 도축해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하다 적발돼 구속 기소된 납품업자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6월과 2년을 선고했다.

한편, ‘병든 소 불법도축·학교급식 납품사건 대책위원회’에는 아이쿱청주생협, 청주YWCA생협, 한살림청주생협, 아올의료생협, (사)충북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이 참여했고, 최석진, 오세국, 홍석조, 이태화 등 4명의 변호사가 소송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