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없이 밤낮으로 일하시는 부모님. 항상 모든 걸 다 내어주시는 고마운 부모님께 하나밖에 없는 딸이 사랑을 넘치도록 받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부모님의 사랑, 마음 속 깊이 담아두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대학원생 이모(26·여) 씨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생업에 바쁜 부모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감사장을 보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데다 고가의 카네이션을 사서 드리느니 이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김모(30) 씨도 최근 “아버지, 어머니! 태어나서 몇 번을 불러보았을까요… 사랑한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도 이처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런지… 표현력은 부족해도 저는 항상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부모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애교가 부족해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그 말을 하고 싶네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두 분은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위인입니다”라는 내용의 감사장을 보냈다. 사정은 이 씨와 매한가지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고가의 선물 대신 가족애를 담아 보내는 아이디어 상품인 감사장과 축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청년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생겨난 신(新) 선물 풍속도다.

7일 청주우체국에 따르면 현금을 같이 전달하는 우편환 경조금 배달 서비스는 지난해 대비 5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순수한 경조카드 배달은 20% 정도 늘어났다.

지난해 취업, 사회인으로 첫 발을 내딛은 박모(32) 씨는 “꼭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정성이 담긴 선물을 찾다가 인터넷에서 감사장을 발견하고 주문했는데 그걸 보신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시다 우셨다”며 감사장을 선택하길 잘 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5) 씨도 “얼마 안 가 시들어버릴 몇만원 짜리 카네이션보다 마음을 담은 문구를 실을 수 있는 감사장은 1만원이면 주문할 수 있다”며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마음도 전하는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감사장 상품을 판매하는 모 인터넷몰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주문이 폭주해 카네이션이 포함되지 않는 기본형은 일찌감치 접수를 마감했다”며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이 기간 동안 하루 매출은 평소보다 20% 정도 더 많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