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 오전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이기용 교육감과 충북도교육청의 단체교섭 거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단체교섭에 대해 충북도교육청과 노조가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내 비정규직 노동자 6천여명 중 2천여명이 가입돼 있는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 1일부터 교육감과의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퇴근시간을 이용해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달 말까지 도교육청 앞에 집회신고를 낸 이들은 임금 등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의 장에 교육감이 직접 나서라고 요구 중이다.

이들이 지난달 4일 '학교비정규직노조의 단체교섭 대상은 16개 시·도교육감'이라는 고용노동부의 회신이 오자 교육감과 직접 단체교섭에 나서려 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이 회신을 들어 전국 시·도교육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 현재 강원교육청을 비롯한 진보 교육감이 있는 일부 교육청에서는 단체교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충북교육청 등 보수 교육감이 포진하고 있는 교육청에서는 법원 판결을 이유로 나서지 않고 있다.

2007·2008년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은 '직접 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조건을 결정하며 구체적인 업무지시와 감독권한을 행사하는 학교장이 학교비정규직과의 교섭권자'라고 규정했다.

이처럼 법원과 고용노동부가 정반대의 판단을 내리며 도교육청과 비정규직 노조가 각자에 맞게 이를 해석,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관계자는 "다른 시·도교육청은 노조를 인정하고 대화의 창구를 가지며 비정규직 전담창구도 만드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지만 충북교육청은 노조 구성 3년이 되도록 교육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달 말까지 교육감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한 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내부 논의를 거쳐 찬반투표 등 절차를 거쳐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도교육청의 조속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법원에서 학교 비정규직 단체교섭권자를 학교장으로 규정했고 실제 학교장이 비정규직에 대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교육감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입장"이라며 "고용노동부 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에 대해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재논의가 있을 예정이어서 이 결과 또한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