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생활체육회 차기 회장 선임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홍 회장과 정 전 사무국장은 사돈지간으로 알려져 ‘감투싸움’에 이어 ‘집안싸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홍성모 회장의 누나는 정태훈 사무국장의 형수로 나이도 비슷해 어릴 때부터 잘 아는 사이로 알려졌다.

청주시체육회는 지난달 8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명수 전 회장의 잔여임기를 승계한 홍성모 현 회장의 재신임안건이 상정됐으나 투표 끝에 부결됐다. 이사회에서 회장 재신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이달 열린 대의원총회에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번 사태는 예견된 상황이었다. 청주시생활체육이사회는 지난 2월 19년간 재직해 온 정태훈 전 국장의 1년 연임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작성해 청주시에 제출했다. 이 건의서에는 사무국장 임명 권한을 가진 홍 회장의 서명도 포함됐다. 하지만, 홍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의 건의서는 사실상 묵살됐고 정 전 국장은 지난 2월말 생활체육회 사무국장에서 물러났다.

청주시생활체육회 이사회는 회장과 이사회의 고유권한인 사무국장 임명건이 외압에 의해 무시됐다며 홍 회장의 재신임안을 부결하게 됐다. 청주시생활체육회의 이사는 총 24명이다.

홍 회장은 전임 김명수 회장이 정치인 겸직 금지로 인해 4년 임기 중 1년여를 남기고 회장직에서 사퇴하자 잔여임기를 승계하며 지난해 2월 회장에 취임했다.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임기가 끝난 시생활체육회 이사들은 정태훈 전 사무국장의 1년 연임을 청주시에 요구했지만 시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결국 정 전 국장이 물러났다. 정 전 국장은 새누리당 성향이다.

이에 시생활체육회 이사들은 지난 3월 열린 이사회에서 홍 회장의 재추대를 12대7로 부결시켰다.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에 대한 권한을 5명으로 구성된 전형위원회에 위임, 전형위원회가 지난달 21일 14일의 시한을 두고 홍 회장에게 대의원 총회개최를 요구했지만 홍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을 상대로 한 청주시생활체육회의 ‘반란’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해 10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청주시생활체육회의 전체예산 중 청주시의 지원금이 8억 원에 달한다.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예산에 대한 감사권한도 청주시에 있다.

따라서 청주시장이 바뀔때마다 생활체육회장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관변단체란 비난 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무국장은 6천여만의 고액연봉을 받는 자리다.

청주시장이 당연직 회장인 체육회, 장애인체육회와 달리 청주시생활체육회장은 상당액의 출연금을 매년 내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청주시의원에 재선되면서 관련법에 의해 어쩔수 없이 퇴임하자 청주시생활체육회는 후임 회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다 홍 현 회장을 추대하게 됐다. 홍 회장은 민주통합당 성향으로 홍재형의원 후원회회장을 맡아오면서 한범덕 청주시장과도 친구사이로 알려졌다.

전형위원회와 홍 회장의 시각차가 큰 가운데 일부 대의원들이 홍 회장 추대를 위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 전형위원은 "대의원들이 홍 회장 추대를 위한 모임을 가졌다고 알고 있다"며 "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형위원회와 홍 회장의 대립 속에 일부 대의원들이 홍 회장의 추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생활체육회 차기 회장 선임 문제가 지루한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