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이 가시적인 결과를 내려 하는 상황에서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 일부 위원이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탈퇴를 선언, 모처럼 조성된 통합 분위기에 ‘딴지’를 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군민협의회 기획행정분과 위원장이던 이덕근 씨는 1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청주·청원 통합이 제대로 된 과정을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 활동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민협 활동기조에는 청원군민의 권익 보호와 삶의 질 향상이 담보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이를 위한 법제화 논의가 지속돼야 하지만 이런 과정을 무시한 채 선통합 후협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군이 시로 흡수되는 결과밖에 나오지 않는다. 주민투표 실시 전 상생발전방안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군민협의회 2차 회의에서 시가 투표율을 채울 수 없다며 의회 의결을 원했는데 양 자치단체가 동일하게 주민투표로 통합을 결정하지 않으면 동의사항은 선언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렇게 되면 과거 통합된 지역에서 발생한 갈등과 피해가 재연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간담회 후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지만 현재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씨 외에 산업경제분과 위원장 나기수 씨와 지역개발분과 위원장 이우균 씨도 이날 탈퇴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양 측 통합협의회에서 합의한 상생발전안의 통합 후 이행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통합시 청사 위치 선정 등 세부 사항을 통합 전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 같은 주장과 움직임은 설득력을 얻지 못 할 전망이다.

군 안팎에서는 자신들 뿐만 아니라 양 시·군 단체장까지 이미 상생발전안에 합의했는데도 이제 와서 지금까지 진행돼 온 통합 추진 방식이 군에 전적으로 불리하다는 주장은 '발목잡기'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그들의 주장대로 상생발전안 이행에 문제점이 있다고 한다면 자신들이 군민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이를 적극 수정하지 못한 점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는 책임론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군민협 이수한 위원장은 “사퇴한 이들은 그동안 통합 진행 과정에서 제안을 제일 많이 했던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 의견이 많이 반영됐는데 이제 와서 그런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원래 반대하는 사람들의 일원이었다가 요구할 건 요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협의회에 들어왔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반대 측의 비난을 받을까봐 그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양측 협의회 위원들은 이번 성과에 대해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 오는 3일 전체회의를 열어 홍보물 배부 등 각 읍·면 상생발전안 홍보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