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지방행정구역개편추진위원회(행개위)가 최근 괴산군과 증평군, 음성군과 진천군 주민을 대상으로 통합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들 중부4군 통합 논쟁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부 4군에서는 때 아닌 통합 논쟁이 불붙어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한 주민 간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특히 통합을 희망하는 괴산군과 음성군은 지역 여론몰이에 나선 반면 이를 적극적으로 저지하기 위한 증평군과 진천군은 반대 홍보전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행개위는 다음달 1일 중부 4군에서 의견수렴을 위한 각 지역 간담회에 이어 같은 달 3일부터 주민 1천~1천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할 계획이다.

괴산·증평군 통합 논쟁은 괴산군이 지난해 12월 28일 임각수 군수와 주민 1천812명의 서명을 받아 증평군과의 통합을 제안하는 건의서를 충북도에 제출하면서 제2라운드에 접어 들었다.

앞서 괴산·증평군 통합 논쟁은 2009년 9월 임각수 괴산군수의 제의로 촉발됐다. 두 지역이 격한 찬반 논쟁을 벌인 끝에 행정안전부가 각각 주민 500명씩을 대상으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괴산군은 84.6％가 찬성했지만 증평군은 91.8％가 반대해 두 지역 통합은 무산됐다.

이번 두 지역 찬반 여론조사도 2009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논리에서 분군이 된 증평군과의 통합을 통해 동반적인 지역발전을 앞당겨야 한다”것이 괴산군의 통합 논리이다.

반면 70여개 사회단체로 결성된 ‘증평괴산통합반대 증평군범군민대책위원회’는 “괴산군과 통합하면 살림 규모는 10분의 1로 줄어든다. 증평군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통합건의서를 제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결국 괴산군의 ‘동반 성장론’과 증평군의 ‘독자 성장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이다.

음성·진천군의 통합 논쟁은 음성군 맹동면과 진천군 덕산면에 걸쳐 조성되는 충북혁신도시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됐다.

진천군은 “혁신도시 내 양 군 경계가 들쭉날쭉해 개발이나 건물 신축 시 인허가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군 경계를 일직선으로 조정하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음성군은 이필용 군수가 나서 “음성군에서는 이참에 양 군을 합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에 대한 본격적인 여론 수렴을 하겠다”고 통합론을 제기하면서 지난 1월 16일 주민 1천779명의 서명을 받은 통합 건의서를 도에 전달했다.

이처럼 음성·진천군의 통합 논쟁은 혁신도시 내 상업용지 비율을 놓고 빚어졌다. 상업용지는 현 군 경계로는 음성군이 88％, 진천군이 12％의 불균형을 이루면서 진천군이 이를 해소하겠다고 나서며 통합 논쟁으로까지 비화됐다.

음성군과 진천군 역시 찬반 논쟁이 극명해 이번 여론조사에서 통합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천군이장단연합회는 30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