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가 인턴보좌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120만원(실수령액) 정도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의정활동을 보좌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의 재정자립도가 24.1%로 저조한데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은 한해 5억5천만원의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다.

이 때문에 도의 공식 입장도 대법원의 예산집행정지 처분이 몇 건 있었고, 행정안전부가 예산편성금지 지침을 세운 것은 물론 이 제도론 전문 인력을 확보하거나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25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전체의원 간담회를 열어 ‘유급보좌관제’를 도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집행부에 요구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들 의원들은 취재기자가 있으면 의원들이 자유롭게 찬반의견을 말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을 이유로 간담회를 비공개로 1시간 남짓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의견을 내놓은 의원 4명 가운데 민주통합당 소속 도의원 3명은 찬성한 반면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명은 반대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만 찬성, 새누리당·시민단체 반대

김형근 도의장은 "대법원 판결, 행정안전부의 (유급보좌관제 예산편성금지)지침 때문에 무력화된 상태다. 하지만 전국시도의회의장단협의회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우리는)예산편성을 추진하려 한다"고 했다.

박문희(민주통합당·청원) 의원은 "(청년인턴)보좌관제는 협의회가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거부해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임헌경(민주통합당·청주 7선거구) 의원은 "(충북도에 대한)행정사무감사 때 자료 준비하느라 너무 바쁘다. 보좌 인력은 꼭 필요하다. 의원 전문성 강화 측면을 고려할 때도 그렇지만 후배 도의원들을 위해서라도 보좌관제는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장은 “청년인턴보좌관제는 '의원보좌관제'를 위한 '수단'이다. 이 때문에 예산편성(요구)이란 '액션'이 필요하다”며 “일종의 돌파구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찬성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애썼다.

결국 김 의장의 발언대로라면 청년인턴보좌관제 도입은 한시적으로 두는 것뿐만 아니라 의원보좌관 제도를 신설하기 위한 수단으로 써 먹기 위한 일회용에 불과한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의원들 간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양희(새누리당·비례대표)  의원은 “월 급여 120만원(실수령액 기준)을 받는 인턴보좌관을 두는 것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고급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의원 전문성이 향상된다고 판단하기 힘들다”며 “청년인턴보좌관제가 의원보좌관제 도입을 위한 수단이라면 더 더욱 안 된다"고 김 의장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김 의원은 “24.1%에 불과한 재정자립도를 감안하고, 어려운 지역경제 현실을 직시할 때 도민정서에도 부합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 의장은 도의회 찬반입장을 확정하자고 재촉했지만, 결국 다음 달까지 여론추이 등을 지켜본 뒤 다시 추진하자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의원 보좌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방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지 않은 예산을 세운다는 것은 무리이며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의원 상근제 도입이 더 절실하며, 기능적으로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다”며 “사무처 독립과 기존 인력 활용도 선행될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