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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스승의 재발견
오병익  |  obi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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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5.13  21: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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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초임교사 발령 때 옆 반이었다는 50대 여학생한테 전화가 왔다. “하루도 빼지 않고 선생님 교실을 기웃거렸다…”며 40여 년 전 이야기를 꺼냈다. 요점인 즉, 5개 반 중 맡아 놓은 듯 일등 하는 우리 반이 부러웠단다. 그래서 소위 학습 컨닝으로 성적을 올려 담임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는 솔직함까지 털어놨다. 매달 월말고사 그래프를 교장실에 붙여 학급별 등위로 볶던 때, 아이들 눈높이와는 전혀 무관한 교육을 최상인 줄 알았으니 무대뽀 교사, 새삼 새내기 시절이 부끄러웠다.

"만약 내가 교육부 장관이라면 '수학능력시험'을 폐지하겠다. 같은 문제를 일렬로 줄 세우는 교육제도 아래서는 다양성·창의성·국제감각을 키울 수 없다"는 최근, 김형석 명예교수 일침에 뜨끔했다. ‘워킹맘, 자사고·외고, 대학입시’ 등을 고려 2018학년도 이후 초·중·고교 영어·수학 학습량을 줄였고 이른바 ‘수포자’ 증가를 막기 위한 조처를 내놓았지만 대입 수능은 50보 100보다.(현장 교사·학생·학부모·단체들 의견)

힘 빠진 교육현장·고독한 교권은 여전히 버겁다 못해 냉혹하다. 한국교총 발표에 따르면 교직 생활의 어려움으로 '문제 행동 및 부적응 학생 생활 지도(24.6%), 학부모 민원과 관계 유지'(22.1%)를 꼽았다. 최근, 2269건(모욕·명예훼손 57.3%, 상해·폭행 11.0%, 학부모 부당 간섭 17.0%)의 ‘교권 재앙’ 수준 행패가 현장을 괴롭혔다. 사(師) 부(父) 제(弟)는 그야말로 참담하다. 수업 훼방 학생에게 협박당한 선생님, 학폭 관련 면담 중인 학생이 교장실까지 침입하여 난동을 부렸다.

지난해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뒤 무너진 교권회복에 대한 열 차례가 넘는 '교원 총궐기 집회' 결과 '교권보호 4법'이 여·야 합의 1호 안건으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른바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개정안에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악성 민원으로부터의 교원교육활동 보호와 가해학생 조치 강화 및 행정지원체제 및 유아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담임 기피를 할 만큼 교학상장은 헝클어졌다. 학생의 수업 방해 또는 문제행동 발생 시, 즉각적인 지도‧조치에 매뉴얼부터 챙긴다는 건 수박 겉 핥기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덜컥 먼저 떠벌리면 수습은 더 꼬이고 헷갈린다. 대부분 학교 나름 지혜로운 대응도 뒷전인 채 ‘학생 인권침해’를 거들먹거리며 선생님 멱살 잡기가 일쑤다. 몇 년째 송사로 시달리는 모 유치원장의 피마름을 어찌 몇 줄 글로 담아내랴. 선생님이 교육 외 학부모와 법적 분쟁에 휘둘려선 안 된다. 교육청·교육부 내 교권보호 장치도 실제 어려움을 겪는 교원 쪽의 체감은 아직 당사자가 알아서 하는 게 낫다. 얼마 전 ‘웅웅’거린 교육부 폐지 논란 역시 황당한 소설은 아녔다.

◇ 사랑이란 회초리

교육이 힘들고 교육자가 천직인 심연을 들여다보면 관계를 통한 공감은 장벽이 높을수록 권위·존경도 덩달아 낭패하기 쉽다. 교육은 뚝딱 만들어낸 생산품일 수 없다. 유·무형의 지식창출 및 활용을 통해 평생 조화까지 이뤄내므로 사도의 문패를 아무나 달 수 없는 100년 합작품이다. 바둑에선 겁 없는 하수의 한 점으로 판을 뒤집기도 하지만 고수는 자신과 싸운다. 스승 존중의 으뜸은 사랑이란 회초리다. 오로지 사람을 만들기 위한 지고지순한 풀무질로 지금도 애간장을 태우는 선생님들께 감사와 위로 그리고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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