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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세론-스톡데일 패러독스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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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25  14: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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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B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하노이 힐턴’ 전쟁포로 수용소에 수감된 미국 해군제독이었다. 그곳 미군 포로 중 최고위 장교였던 스톡데일은 갇혀있던 8년간(1965~1973년) 20여 차례 고문을 당했다. 전쟁포로서의 국제법적 권리 보장은 고사하고 정해진 석방일자도 없는 등 살아남아 가족들과 언제 재회할 수 있을지도 모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수용소 생활을 견뎌냈다.

그런 최악의 환경가운데서도 스톡데일은 포로수용소 내의 통솔 책임을 떠맡아, 자신을 체포한 사람들과 포로들을 선전에 이용하려는 월맹군 측의 시도에 맞서 싸우며 많은 미군포로들이 큰 부상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일은 뭐든지 했다. 고립감을 감소시키기 위한 포로들 간의 정교한 내부통신체계(예:톡-톡은 a. 톡 쉬고 톡-톡은 b. 톡-톡-쉬고 톡은 P 하는 식으로 알파벳 문자를 표현하는 방법)와 고문을 받을 때 살아남는 이정표 등을 창안하여 실행시켰다.

종전 후 미군포로들과 함께 귀국한 스톡데일은 국민적 영웅이 되고, 미국 해군 역사상 조종사 기장과 의회 명예훈장을 동시에 다는 최초의 3성 장군이 됐다. 그는 포로수용소 석방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용소에서 죽은 포로들은 ‘막연한 낙관주의자들’이었고, 강인하게 살아남은 포로들은 믿음을 갖고 환경을 극복해낸 ‘현실주의자들’이라고 밝혔다.

막연한 낙관주의자들은 연말의 크리스마스에 석방될 것이라고 믿다가 그대로 지나가면 부활절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등 그냥 낙관 속에 살다가 소망이 무산되자 절망감에 병들어 죽어갔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현실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 때까지 석방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언젠가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모진 수용소 생활의 악조건을 극복하며 슬기롭게 대처해 나왔기 때문에 생환할 수 있었다는 것.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의 공통점을 찾아내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고 명명했다. 그 뜻은 아무리 어려워도 그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치밀하게 정면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 막연히 조만간 잘 될 것이라고 낙관, 방심하고 있다가는 실패하고 만다는 ’희망의 역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원조 친박인사들' 표정관리 가관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석 과반수인 152석을 차지하자(김형태. 문대성 당선자의 탈당으로 150석으로 줄어 과반이 무너졌지만) 올 연말의 제18대 대통령선거와 관련 여권에서 ‘박근혜 대세론’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박근혜 단독 추대론’마저 등장하고 있다. 겉으로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은 따 논 당상’ 이라고 여기는 추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소위 ‘원조 친박인사들’의 표정관리가 가관이라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과연 그럴까. 총선에서 이겼다고 대선에서 필승할까.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길 바란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안일한 낙관이 실패와 소멸을 가져온다는 점을 훈시하고 있다. 4·11총선 결과 의석수에서는 박근혜당이 이겼지만 전체 득표 면에서는 야권연대에 12만2440표를 졌다. 그리고 수도권·2030세대·여성·고학력자·화이트컬러 등 계층에서는 ‘박근혜 바람’이 한계를 드러냈다. 그래서 요즘에는 ‘박근혜 한계론’을 주장하며 여권의 일부 잠룡들이 ‘비박연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런데도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세론에 취해 대선 승리의 축배를 가불하다가는 ‘제2의 이회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최고 통치권자의 탄생은 하늘이 허락해야 한다. 왕조시대의 그 하늘은 신앙적 의미의 하늘이나 왕조혈통을 의미했다고 볼 수 있지만, 민주공화정 시대의 하늘은 바로 우리 국민들이다. 법에 정한대로 백성들의 지지를 받아야 대권을 위탁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선거판에서 한 때의 대세는 여름날의 바람과 같아 광풍이 일면 한 순간에 뒤집어 질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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