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첫 번째로 관청 등의 보조금 없이 스스로 성금을 모아 회관을 건립했다. 자생단체로는 거의 유일하게 해마다 불우이웃 돕기에 동참하며 산림사업의 문제·개선점을 충북도와 산림청에 건의하는 등 지역의 산림 가꾸기에 기여하고 있다.

1978년 6월 창립된 충청북도임우회의 이야기다.

▲ 곽종천 충북임우회 고문

그리고 전국 제1호 회관 건립이라는 역사적 공적의 중심에 충북임우회 회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고문을 맡고 있는 곽종천(73·사진) 씨가 있다.

충북임우회는 당시 충북도 김태선 산림국장 등 6인이 발기인이 돼 형태를 갖췄다. 산림·임업 관련 현·퇴직 공무원을 비롯해 벌채, 조경, 양묘 등 산림사업 종사자 등이 모였다. 창립 목적은 △산림자원 육성에 기여 △숲을 가꾸고 사랑하는 국민정신 함양 △자연과 환경 보존이다.

하지만 사무실이 없다보니 회원들은 1년에 한 번 식당 등에서 모여 인사만 주고받다 헤어지기 일쑤였다. 단체의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회의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이때 나선 이가 곽 고문이다.

1998년 충북도 산림과장으로 퇴직하고 충북임우회의 제6대 회장을 맡으면서 ‘장소’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자신을 포함해 19명의 회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성금 모금에 나섰다.

“건물 하나 짓는 게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닌 데다 그만큼의 돈을 모으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임업인들이 나무를 키우다 보니 다른 업종 종사자에 비해 성격들이 좋아요.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단기간에 모금하고 회관을 짓게 됐습니다.”

모금 기간은 2002년부터 2004년. 11개 기관과 2개 단체의 122명이 십시일반 동참했다. 그렇게 모인 돈이 1억4천600만원이었으며 그 돈으로 지금의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42-9 대지 91㎡에 있던 조그만 기와지붕 가정집을 허물고 건축면적 108㎡의 지상 2층 철골건물인 현재의 회관을 2004년 준공했다.

“전국에서 스스로 자립해 회관을 마련하기는 충북임우회가 처음이었어요. 다른 지자체에선 전세를 얻거나 공공기관 건물을 빌려 쓰고 있죠. 지금도 우리는 회원들의 회비와 찬조금으로 운영하지, 보조금은 일절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원종 전 도지사가 보조금을 주겠다고 한 적도 있는데 정중히 거절했어요. 우린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관청의 보조금 받겠다고 없는 사업계획서를 만들 수도 없는 일 아니겠어요?”

▲ 충북임우회관.

회관을 건립한 지 벌써 8년이 지나고 있지만 곽 고문의 목소리에서는 그때의 자랑스러움이 지금도 묻어났다.

회관 건립 이듬해인 2005년 곽 고문은 충북생명의숲 창립과 활성화, 전국 1호 임우회관 건립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충북산림과학교수회로부터 충북임업인상을 받기도 했다.

“다른 지자체의 임우회는 회관 요구를 산림청에 하곤 합니다. 그러면 산림청은 ‘그런 일에 국비를 달라면 어떻게 하냐. 충북을 배워라’고 얘기해요. 그래서 많이들 와서 보고 가곤 합니다.”

임우회 전 회장이자 회원인 곽 고문은 지금의 회관이 가능한 한 오래 대물림되기를 바란다.

“이 건물이 지속적으로 관리되려면 충북의 임업인들이 임우회에 가입해서 내가 나중에 올 곳이라는 생각으로 내 집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하겠죠. 세월은 흐르고 그에 맞춰 세대 교체도 이뤄지는 만큼 그런 관심들이 많아야 대대로 존속할 수 있습니다.”

현 제9대 김우옥(71) 회장은 "권 고문 뿐 아니라 모든 충북임우회원들의 긍지"라며 "앞으로 모든 회원들과 힘을 합쳐 충북임우회가 전국 제일의 임우회로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부임한 김 회장은 "현 임기 동안 이사 8명을 포함해 신규 회원을 11명 늘렸고 임우소식지를 4회 발간했다"며 "지난해 강원도 낙산사로의 선진지 시찰에 이어 올 가을에도 임업 선진지 시찰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곽종천 고문 약력

• 보은중. 보은농고. 청주대 경영대학원

• 보은군청 건설과
• 제천·옥천·청원군청 산림과
• 청주시청 녹지과
• 충북도 산림국 영림과
• 영동·괴산·보은군청 산림과장
• 충북도 식수과 자원조성계장
• 충북도 산림과장
• 충북생명의숲 공동대표
• 충북임우회장

•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 표창
• 내무부장관표창
• 산림청장표창
• 국무총리표창
• 녹조근정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