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및 지자체 조례에 의해 4월22일 정기휴무 합니다. 다음주 일요일은 정상 영업합니다.'

청주지역 대형마트 첫 의무휴업일인 22일 오전. 흥덕구 가경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청주점 매장 입구에는 정기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청주지역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수퍼마켓) 등 24곳이 의무휴업을 알리는 플래카드 등을 내걸고 일제히 매장을 철시했다. 　

대규모 점포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제를 골자로 한 청주시의 조례가 공포됐기 때문이다. 이 날을 시작으로 청주지역 대형마트와 SSM은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는 의무적으로 쉬어야한다. 대형마트가 휴무에 들어가는 것은 지난 14일 서산시가 의무휴업을 한 이후로 처음이다.

첫 휴무를 맞이한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 대형마트의 첫 강제 휴무가 실시된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재래시장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근 기업형슈퍼가 하루 문을 닫으면서 SSM 인근 동네슈퍼와 청주 가경터미널·육거리·북부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은 붐볐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불편하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청주지역 SSM 앞에서는 휴무일을 알지 못하고 매장을 방문했다가 '허탕'치는 고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오후 1시부터 20분동안 가족과 개인 등 10명 정도가 홈플러스 청주점에 왔다가 발길을 돌렸다. 이마트 청주점 사정도 비슷했다.　

장을 보러 나왔던 김모씨(35)는 "재래시장과 골목 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는 좋은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재래시장까지 가는 것은 번거로우니 토요일이나 월요일로 쇼핑 날짜를 바꾸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산물 비중이 51% 이상인 점포는 규제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에 따라 이날 정상 영업한 하나로마트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하나로마트는 '저희 매장은 일요일에 쉬지 않고 영업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하는 등 손님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하나로마트 봉명점의 경우 개장 6주년 기념행사와 맞물려 고객들이 북적거렸다. 주부 이모씨(45)는 "급하게 살 게 있어서 인근 마트에 갔다가 허탕을 치고 이 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날 SSM 인근 전통시장도 손님들로 붐볐다.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인근에 있는 가경터미널시장의 경우 쇼핑하러 나온 고객들이 평소보다 크게 늘면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경터미널시장 관계자는 "근처 SSM이 하루 문을 닫으니 손님이 증가했다"며 "1주일 전 보다 매출이 20~3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