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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거 80주년을 맞이하며박걸순 충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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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22  1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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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도심의 훙커우(虹口) 공원에서 일제의 대대적인 행사가 열렸다. 일왕의 생일 축하 기념식인, 이른바 천장절(天長節) 행사와 일제의 상해 침공 승리 축하식을 겸한 것이었으니 매우 성대한 규모였다.

윤봉길 의사는 행사장에 참석한 일제 수뇌부에 폭탄을 던져 경종을 울리고자 결심하였다. 이날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윤봉길은 백범 김구와 한 동포의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함께 하였다. 마지막 아침 식사일 수도 있었으나 윤봉길은 태연자약하였다. 김구는 '백범일지'에서 윤봉길의 아침 식사 모습을 "마치 밭일을 나가는 농부가 아침밥을 든든히 먹는 것 같았다"고 기술하였다.

침략의 원흉 응징

백범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공원으로 향하는 윤봉길의 손에는 폭탄이 든 도시락과 물통이 들려 있었다. 폭탄을 도시락과 물통으로 위장한 것은 행사에 참가하는 모든 일본인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라고 하여 검문을 피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중국인 수위가 그에게 입장권 제시를 요구하였으나 그는 일본인으로 위장하고 당당히 입장하였다.

식장에는 상해 거주 일본인과 일본군 등 2만여 명이 운집하였다. 오전 11시 50분경 2부 행사로 관민합동 축하식이 진행되었는데, 경축 식단은 일본 헌병이 3중으로 엄중 경계하고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자 마침 비가 내렸고 단상의 침략 수뇌와 일반 참가자들이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하였다. 윤 의사는 국가를 부르느라 경계가 느슨해진 이 순간이 최적의 기회라고 여겼다. 그는 먼저 물통 폭탄의 발화 끈을 잡아당기고 단상을 향해 힘껏 던졌다. 폭탄은 정확히 단상 중앙에 떨어졌고 굉음을 내며 폭발하였다. 단상 위에 있던 상해 침공의 원흉 육군대장 시라카와를 비롯하여 군부와 정계의 거물 7명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이 의거로 시라카와와 상해 일본거류민단장 가와바타가 죽었고 나머지는 모두 중상을 입었다.

1945년 9월 2일 미주리 함상 맥아더 연합군 사령관 앞에서 일왕 히로히또를 대신해 항복문서에 서명한 외상 시게미쯔 마모루는 오른쪽 다리가 없는 절름발이로, 흰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었다. 바로 그가 13년 전 윤봉길 의거 때 현장에서 다리가 절단된 주중 일본공사였다. 윤봉길에게 응징 당한 그가 일본을 대표하여 항복 문서에 서명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독립운동의 획기적 전기

그런데 윤봉길 의거가 지니는 역사적 의미는 단지 일제 침략의 원흉 몇 명을 처단했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당시 중국은 우리의 독립운동가를, 일제를 중국으로 불러들이는 존재로 여기고 있었다. 공동의 적인 일제 타도를 위한 동지로 전혀 여기지 않은 것이었다. 중국의 협조가 독립운동 성패의 절대적 여건이었던 독립운동계에서는 중국의 인정과 지원을 받는 일이 급선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년에 한중 국경에서 양국 농민들이 수로 문제로 충돌한 만보산 사건은 심각한 민족감정의 대립마저 촉발하였다.

이 모든 것을 일거에 날려준 쾌거가 윤봉길 의거였다. 중국의 지도자 장개석은 이 의거를 “중국의 백만 대군이 해내지 못하는 일을 조선인 청년 혼자 해냈으니 어찌 장하지 않으랴”고 칭송하였다. 이 의거는 중국인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 독립운동의 국면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윤봉길 의거는 그 직전인 1월 8일 동경을 뒤흔든 이봉창 의거와 함께 김구가 조직한 한인애국단의 대표적 의열투쟁이다. 의거 80주년을 맞이하여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이라 외친 윤 의사의 민족혼과 희생정신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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