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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밥 같은 군대 급식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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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1.29  15: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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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무애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게다. 사람이 3일을 먹지 못하면 눈이 돌아가고, 일주일을 굶으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정치인들이 2주, 3주 단식을 한다는 것은 초인적인 일인데 아무래도 남이 안보는 밤에 영양제라도 먹지 않나 싶다.

고전 흥부전에는 20명이 넘는 자식들이 아침이면 ‘어메 밥 어메밥’을 합창한다. 식량이 떨어져 자식들에게 밥을 지어주지 못하는 흥부아내의 비애는 처절하기만 했다. 오죽하면 가장 흥부는 매품이라도 팔아 자식들을 배부르게 먹이고 싶었을까.

조선시대 흉년이 들어 농민들이 전국을 유랑하게 되면 먼저 자식들을 팔았다. 팔린 자식들은 평생 노비문서에 의해 물건처럼 거래 됐다. 임진전쟁 당시 피난을 한 사람들은 죽은 인육 까지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요즈음 필자는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를 가끔 읽어보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전쟁 중에 군사들의 배급은 어땠으며 어떻게 조달했을까. 당시 전쟁에 나서는 수군들의 식량은 관곡으로 충당했다. 전라도 각 관청의 창고에 관곡이 넉넉히 비축되었는데 이를 군용으로 썼다.

이같이 관곡의 비축이 잘 되었던 것은 지방관이 생명처럼 주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만약 창고 보관량에 문제가 있으면 엄한 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장군은 전라좌수영 안의 부(府) 군(郡)을 돌아다니며 양곡부터 점검했다. 다행히 전쟁 중에도 군수와 부사들이 창고를 잘 지켜 병사들이 굶거나 백성들의 곡식을 빼앗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왜군이 쳐들어온다는 첩보가 있자 전라도 한 사또가 창고에 불을 지르고 산성으로 피신하는 일이 있었다. 거짓 첩보를 듣고 양곡을 다 태운 것이다, 이장군은 이를 일기에 적고 개탄했다.

이 시기 전라도 모 사찰에 있는 승려가 부하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이 사정을 안 이장군은 대접받은 만큼 갚아 줄 것을 명령, 관곡으로 보상했다. 전쟁 중이라도 사사로이 백성들의 곡식을 탐해서는 안 된다는 철칙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장군은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 관청 소유의 소를 잡아 특식을 주기도 했다. 술도 내리고 회식자리에서는 병사들과 함께 노래도 하며 화끈하게 놀았다. 배가 고프면 사기가 떨어지고 전쟁에 나가서는 용감하게 적과 싸울 수 없다.

요즈음 군대 급식은 70년대 초에 군 생활을 한 필자 때보다 크게 개선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아무래도 집에서 잘 먹고 자란 젊은 세대들의 욕구에는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매우 재미난 뉴스가 떴다.

요리 전문가로 성공을 한 예산출신 백종원씨가 국방부와 업무 협약을 맺고 군 급식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국방부는 다음 달 중 시범 부대를 선정해 자신의 회사인 더본코리아와 레시피와, 군 급식용 조리 기구 등을 개발하고 식당 운영 방식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과거 육군 포병장교로 군 복무 시 식당 관리 장교로 일했다. 백 대표는 한 방송에서 ‘군대 있을 때 ’요리가 너무 좋아 마지막 1년은 휴가도 외박도 나가지 않고 요리했다‘고 밝혀 ‘전설의 취사 장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는 것이다.

‘내 아들도 10년 뒤면 군대에 갑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군 급식이 변화하도록 힘을 보태고 싶으며 장병들이 집에서 먹던 밥과 비슷하게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동기를 피력했다. 사랑하는 자식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 제일 반가워 할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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