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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실종오병익 청주경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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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22  10: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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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막말녀 사건 이후, 팔순 넘은 노령에도 요즘은 지정 좌석을 피한다는 얘기다. ‘왜 젊은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았느냐’고 묻자, 대뜸 삿대질하며 반말과 고성으로 대들더니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낯 뜨겁게 범벅되어 화제가 됐다.

비록 이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나이 적은 사람과 많은 사람 간, 중요한 토론 중에도 논리적으로 딸린다 싶으면 다짜고짜 ‘너 몇 살인데 예의가 없다. 나이도 어린게 가정교육을 받기나 한 거냐?’ 라고 뭉개는 어른에 대하여 뭐라고 하는 이가 없다. 말을 했다가 오히려 면박당하기 일쑤고 까딱하단 인간 이하로 추락한다. 아주 기본적인 예절까지 걸며 부대끼는 현실이다.

어른노릇 못하는 기성세대 권위가 과부하에 걸려 인성의 공동화 우려도 꽤 높다. 누구 책임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 ‘어른 좀 나와 봐요’로 세간을 흔드는 성토에 둔탁해졌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안까지 마구 쏟아지니 ‘어른들 참 딱하다’고 아이들 입으로 말한다. 나이를 먹는 건 눈 깜짝할 사이지만 어른 노릇하기란 정말 힘들다. 어른다운 어른 만나기 어려운 현실, 아이들 말로 ‘부끄부끄’ 극치다. 가난했던 시절 오히려 후덕한 추억 앞에 누가 섣부른 공식으로 ‘장유유서(長幼有序)’를 들고 나오는가?

주 촬영지가 청주 수동 수암골이었던 '제빵왕 김탁구'는 어머니가 다른 형제의 성장과정 속에서 빚는 갈등과 아픔이 컸으나 해피엔딩을 예견한 시청자 대부분은 TV채널까지 붙들어 매고 말았다. 어쩜 그림자처럼 붙어 도움은커녕 사사건건 쪽박마저 깨는 몰염치를 드러낸 이복동생, 제빵실 규율이 마치 신병 훈련소 같아 두려움도 더 키웠으나 그저 하찮은 먹을 것인 빵으로만 생각하기 쉬운 고집과 혼을 불어넣기 위한 교육적 정체성이 다분히 고여 있었다. 형과 동생이란 사실까지 숨긴 채 사사건건 부딪칠 때마다 정학에 해당하는 '제빵실 출입금지' 처분을 내리는 등, 스승의 고민 역시 남달랐으리라.

마침내 두 사람 손목을 하나의 끈으로 묶어 사흘 동안 인내를 삭여 고질적인 생각 변화를 이끈 작가의 지혜가 정말 놀라웠다. 일과는 물론 잠자리와 심지어 용변도 하나의 몸통이 되어야 했잖은가. 양보와 희생 앞에 서서히 눅눅해지는 인성, 팔봉 빵집 가르침은 학교 교육을 뺨친 드라마가 제공한 교육 사례다.

◇인성 회복

인성회복은 선택이 아닌 국가 경쟁 필수 요소다. 교육을 통해 평생 학습의 조화까지 이뤄내야 하므로 100년 대계가 중심 색채를 이루도록 말이다. 혹자는, 나이든 사람은 무조건 양보와 뒷전꾼으로의 요구는 옳지 못한 일이라고 힐난하지만, 나이를 이기려는 생각과 행동에 놀라울 만큼 스스로 채찍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역량있는 어른 앞에 뒤처진 사회를 찾아 볼 수 없다.’는 경험적인 말처럼, 섬김을 받기보다 받드는 삶이 먼저다. 제3의 지도성은 나부터 가르침으로써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바꾸려 말고 자신부터 아파야 한다. 무중력 상태의 인성을 살리는 길은 교육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가 교육주권을 제대로 회복할 때 가능한 법, 어디 매뉴얼대로만 답이 나온다면 왜 주홍글씨를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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