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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의 유턴
오병익  |  horti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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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2.10  18: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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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늙은 어부 산티아고에겐 어지간히 물고기와 인연이 닿지 않았나 보다. 출어 후, 85일째 돼서야 먼바다에서 청새치 한 마리가 걸려들었지만 돛단배가 끌려갈 정도로 크고 힘셌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사흘 동안 사투를 벌인다. 엎친데 덮쳐 피 냄새에 민감한 상어 떼 공격까지 받아 건져 올렸을 땐 앙상한 잔해인 뼈뿐 이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버무려 강의 중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노인의 삶에 대해 오랜 경륜과 인내를 미화할 겨를도 없이 “한마디로 바보, 그러니까 꼰대인 거죠” ….

인류역사 초유의 장수시대, 고령화 문제가 뻐꾸기 소리보다 몇 배 구슬프다. 사람 수명이 60~70세 때는 별 문제 아니었지만 인구 구조부터 노인 중심 재편으로 글로벌 표준화에 들었다. 퇴직 후, 대부분 30~40년 동안 뚜렷한 목표나 활동 없는 허송세월은 사회·국가적으로도 갈등과 리스크(risk) 요소다. 최근, 노인 학대와 가혹행위, 살인까지 험악한 뉴스가 심심찮다. 사람인 게 부끄럽다. 정서·신체·경제적 학대, 방임 순으로 살다 살다 별 희한한 꼴도 본다. 아들 며느리에게 집착하는 부모 심정은 이해하나 손톱으로 바위 뜯듯 장만했던 집과 전답까지 처분하고 2,3세대가 합친 경우, 어둠을 기다리는 왼 종일 공원 지킴이와 뭐가 다르랴. 출근한 자식들 눈치 보느라 맘대로 집에 들어갈 수 없단다. 그래도 "자식 자랑"으로 침이 마르니 속아 탄다. 망망대해 위 ‘노인과 바다’랄까 소설처럼 낚을 물고기조차 눈에 띄지 않는 게 너무 저리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나이 들수록 꼿꼿한 노인, ‘주제파악’과 ‘분수’를 아는 일까지 노년의 숙련된 미래이며 감칠맛 밴 오페라다. “요즘 정치는 3류 막장 드라마, 대본 연기자 모두 형편없어” 국민 엄마 배우 김혜자의 데뷔 60년 인생 고백록(생에 감사해)에서 털어놓은 얘기다. 그에게 연기는 ‘직업이 아니라 모든 삶’이란다. 원 없이 몰입한다는 증거겠다. 언젠가 국회의원 출마까지 부추겼으나 단칼에 거절했다며 “정치보다 연기를 통하여 줄 수 있는 희망이다.” (조선일보 2022. 12. 26. 자 참고) 이밖에도 30년 가까이 아프리카 난민을 위해 파일 넓히기에 바쁘다. 국민 배우 국민 엄마를 넘어 월드 마더 플러스 글로벌 어른답다. 중진 현역의원 험지출마를 요구해 온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공수’로 조기 활동종료를 선언한 바, 노골적인 기회주의 꼼수가 ‘묵시적 군기’에 꿈쩍 않아 씁쓰레했을 일이다. 이율배반도 유분수지 어떻든 자기희생엔 No no, 하물며 각종 비리는 죄다 뭉개버린 채 아슬아슬·멀미나게 해먹은 국회의원 몇몇 “여기는 내 땅” 등기권자처럼 혁신위 권유에 절레절레 도리질, 정치인의 늘그막일까.

◇ 총선용 보이스피싱?

고령사회가 미래발전 동력으로 꼽히려면 그에 따른 안전망 구축부터 첫 단계인데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김은경)은 아들과 한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투덜댔다. 무슨 억하(抑何) 심정이랴. 마침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지난달, 노인문제 해결을 논의할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부제도 거창하다. 나이에 대한 편견과 세대 간 벽을 낮춰 미래 세대 공감까지 이끌 '노년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다. 의심하고, 끊고, 확인해야 할 총선용 보이스피싱 유턴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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