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재산권 침해 이유 들어… 지자체장이 건의때 이전 추진

제18대 국회 임기 막바지에 '군공항이전법'이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여 충북에 있는 2개 공군 비행장 이전 문제가 수면위로 또 부상하고 있다.

특히 충주시 금가면에 있는 공군 제19전투비행단의 경우 330만㎡ 부지 가운데 60%인 190만㎡가 모 그룹이 국가에 30년 동안 임대해 준 것으로 내년이면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을 제18대 국회의원 시절 대표 발의했던 이시종 충북지사는 두 공항에 대한 구체적인 이전 프로젝트를 마련하지 못한 채 관망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법률이 설령 공포된다 하더라도 국내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공군기지를 실제로 이전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이 지사는 2009년 9월 '도심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할 때 다른 의원들이 비슷한 시기에 제출한 법안과는 달리 적용대상 기지의 범위를 광주·대구 등 일부 대도시로 한정한 것이 아닌 청주·충주 등 중소도시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모든 시(市)지역으로 확대시켰다.

1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여야 정치권은 20일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18대 국회 임기(5월29일) 안에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군공항이전법’의 주 골자는 군용 공항이 있는 곳의 지방자치단체장이 공항 이전을 요구하면 국방장관이 이전 후보지 지자체 단체장과 협의한 뒤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법이 공포되면 청원군 청주국제공항 옆에 있는 K-59(공군 17전투비행단), 충주에 있는 K-75(19전투비행단) 등 전국 16개 전술항공기지가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 법은 애초 군 공항 주변 주민들의 소음피해 및 재산권침해 등을 해결해주자는 것이 법률제정의 취지인데, 문제는 법률안에 이전대상 공군기지를 지자체 등에 팔아 획득한 재원으로 신공항을 건립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현재 쓰고 있는 군 공항 시설과 터를 팔아 아파트를 짓거나 상업용지를 만들어 분양한 뒤 그 돈으로 새 기지의 터를 사고 활주로 등을 건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충주에 있는 제19전투비행단의 경우는 원래 주인이 임대기간이 끝나 돌려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는 물론 충북도로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모 그룹에서는 자사의 땅을 제외한 나머지 40%인 132만㎡ 국가 소유의 부지에 대해서도 매입할 의사와 함께 수 천 억 원을 정부에 공탁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이전 후보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관건으로 신공항 후보지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군기지 이전이 필요하긴 하지만 추가재원(국고)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기지이전을 추진하는 점과 민원발생이 예상돼 신공항 부지를 찾기가 어려운 점을 생각하면 실현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17전투비행단의 경우만 예를 들면 청주·청원 행정구역통합이 이뤄지고 (공군기지)땅값이 올라가면 추진여부를 검토할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