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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부터 사고 한번 쳤으면’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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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0.18  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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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신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식 자리에서 단상 아래로 내려와 직원들과 소통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명박 정부시절 장관직을 한번 역임하여 새 인물 이미지는 아니지만 TV, 연극계에서 성공한 배우답게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살아있다는 인상을 보여 줬다.

유장관의 취임식 일성은 ‘사고를 쳐라. 모든 것은 내가 채임 진다’였다. 사고를 치라니..공직사회 복지부동을 질타한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창의를 주문한 것인가.

장관으로 취임하여 현황을 보고받으면서 그는 느슨하기만 한 직원들의 복무 자세를 체감했던 것은 아닌지. 이명박 시절 겪은 부처 직원들에 대한 인식이 남아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유장관의 사고 치라는 말은 ‘일을 의욕적으로 해보라’는 뜻으로 풀이 된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 일을 추진하면 나중에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화란 개념처럼 광범위한 의미를 지닌 단어도 없다. ‘문화가 권력이다’라는 말도 있다. 성공한 민족은 모두 우수한 전통문화 바탕위에서 현대문화를 창출했다.

문화체육부는 어느 부서보다도 할 일이 많은 기관이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떨어지느냐 또는 높아지느냐가 이 부서에 달려있다. 한 나라의 미래 문화운명이 달려있다는 말이 된다.

대통령이나 장관의 기호에 따라 문화부의 역량이 한 곳에 집중되는 현상부터 막아야 한다. 필자는 신임 장관에게 이 부탁을 먼저 하고 싶다. 실례 하나를 들어본다.

과거 전임대통령의 청와대 행사에는 5년간 국악을 전공한 전통예술인이 한명도 초청받지 못했다고 한다. 인기가수나 현대음악을 한 성악가등 예술인만 초청되었다. 이유는 청와대 실력자가 국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평생 국악을 전공한 인간문화재들의 불만이 컸다.

그런데 이 시기 방탄 소년단이 세계인들을 감동시킨 음악은 바로 아리랑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으로 선정된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찬밥을 먹었던 우리 국악인들이 자비를 들여 파리로 유럽으로 나가 길거리 공연을 하여 외국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 이들은 정부나 단체의 지원을 하나 받지 않고 사비를 들여 외국으로 나가 눈물겨운 여정을 보내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유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도 있다. 이들의 공연은 유트뷰를 통해 수백만명이 시청하고 있다. 한국의 신나는 전통음악을 널리 선양하는 문화 사절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을 파악하여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 6대 중점과제를 보면 국악분야는 소외 된 감이 없지 않다. k-컬처라는 이름을 내걸면서도 국악, 전통음악이라는 용어는 찾아 볼 수 없다.

우리나라 2대 악성을 배출한 충북의 국악육성지원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영동군이 의욕적으로 계획한 2025년 국악엑스포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미온적 아닌가.

한나라의 전통문화가 국악만은 아니다. 유교문화유적은 한국전통문화의 뿌리다. 지금 지방의 전통 고가, 서원 혹은 사당은 사람들이 떠나면서 낡고 볼품이 없이 변하고 있다. 이 유형문화유산을 젊은 세대들의 윤리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유신임장관은 열정이 남다른 연극인이다. 윤석열정부의 힘 있는 장관으로 대한민국의 문화위상을 높이는 역량을 기대해 본다. 장관부터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말고 오로지 대한민국 예술문화발전을 위해 ‘큰 사고’를 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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