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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단상] 홍시유영옥 시인
유영옥  |  you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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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27  16: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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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병이 든 담장 옆 늙은 감나무
지난여름 장마와 태풍에 뒷바라지가 힘에 부치는지
별 같이 반짝이던 자식들 무녀리로 다 떨어뜨리고
달랑 까치밥 하나만 남아 발갛게 익어간다
까치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올해는 까치밥을 남길 수 없겠다
홍시를 유난히 맛있게 드시는 어머니 생각에 조바심이 나
자고 나면 마당으로 달려 나가
하나 남은 감 안부를 묻고 나서야 아침밥을 짓는다

할머니 살아계실 적 어머니는
사십 리 길 걸어 장에 가셔서 홍시 몇 알 사다가
조그만 말뚝단지에 넣어두고는
잔기침이 잦아 잠 못 이루시는 할머니의 겨울밤을
편안하게 모셔 드렸었다
구순을 넘기시고도 홍시같이 발그레한 볼을 가지셨던 할머니

젊을 적엔 우린 감만 좋아하시던 어머니도
언제부터인가 홍시를 찾으신다
시집살이의 떫은맛 다 우려내시고, 이제
달콤하고 말캉해지셨다

 

   

▶2010 <문학광장> 시 등단
▶만해 한용운 시맥회 시 입상
▶좋은생각 생활문예대상 입상
▶시와소금 시인협회 회원
▶https://blog.naver.com/you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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