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학원 소유로 헐값 매각 논란이 된 서울 중구 을지6가 건물. (사진=카카오맵 캡쳐)

신임 총장 임용을 놓고 학내 구성원들과 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충청학원(이사장 오경나)이 학교법인 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오경호 충청학원 전 이사장(학원 설립자 고 오범수씨의 장남)은 17일 학원측이 지난해 서울 중구 을지로 도심 한복판에 있는 시가 450억원대 토지를 245억원의 헐값에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헐값 매각 논란이 된 땅은 서울시 중구 을지로 6가 18-131번지 334㎡ 중 공유지분 32㎡를 제외한 302㎡와 18-133번지 520㎡ 등 2필지 823㎡(약 250평)다.

충청학원은 지난 2021년 11월 4일 이사회를 열고 이들 2필지 823㎡를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그리고는 지난해 1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2월 4일 최저가 245억원에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한다'고 두 차례 공고했다.

열흘 뒤 열린 입찰에서 2필지 땅은 단독입찰한 ㈜K업체에 최저가 245억원에서 낙찰됐다.

이들 2필지는 2010년에도 공매에 넘겨졌었는데 그 때 신탁 공매에서 평가된 토지 감정가액(제일감정평가법인)이 바로 245억원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나 지난 작년에 똑같은 가격으로 매각된 것이다.

특히 단독입찰로 이 땅을 사들인 ㈜K업체는 바로 같은 땅에 마치 알박기(?)처럼 32㎡ 땅과 9층 건물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헐값매각' 의혹을 사고 있다.

오 전 이사장은 2필지 토지를 매각한 2022년 2월 21일 ㈜태평양감정평가법인 경기지사에 의뢰해 조사한 '자문감정평가(탁상평가)' 결과 2필지의 감정가는 330억원으로 평가됐다고 주장했다.

또 2필지를 245억원에 낙찰받은 ㈜K업체에 260억원대 금융대출을 해주기 위해 국민은행이 자체 조사한 감정평가액도 350억원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오 전 이사장은 "같은 땅을 10여년 전 감정가 수준으로 매각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어떤 의도성이 없고서는 이렇게 학교법인 재산을 매각할 수 없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을지로 6가는 초역세권으로 향후 지속적인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곳"이라며 "실거래가 450억원이 넘는 땅을 245억원에 판 것은 누가 봐도 적절하지 못한 매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설문식 전 이사장은 "이사회 의결과 교육부 허가절차를 거친 정당한 입찰 매각"이라며 " 감정평가법인 2곳의 공정한 감정을 받아 그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한 것"이라고 헐값 매각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