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하는 박진희 충북도의원. 사진=연합뉴스

김영환 충북지사가 최근 제천 산불 중 술자리 참석으로 구설에 오른 가운데 '폭탄주'를 둘러싼 여야 간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박진희(비례·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은 12일 도청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폭탄주'"라며 "두 시간 가까이 머물며 마신 술의 양은 20여 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복수의 동석자에게 확인했다"며 술자리 당시 김 지사의 사진을 여러 장 공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빠르게 마신 탓인지 얼굴은 심하게 붉어졌고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며 "폭탄주를 수십잔 마시고 노래까지 부르는 간담회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 시간 소방대원 등 공무원 200여 명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며 "김 지사는 참으로 나쁜 도지사"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그의 어리석음을 더는 용서하지 않겠다"며 "김 지사는 산불이 난 와중에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 자격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김 지사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산불상황에서 도지사가 술판을 벌이겠느냐"며 "또 다시 논쟁을 일으킨다면 그날 그 자리 약 50분 정도 시간동안 나눈 대화내용을 채록해 공개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일부 언론과 야당 주장처럼 본분을 망각하고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며 "명예를 위해 부득이 사법적 판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김 지사가 방문했던 술집의 업주 A 씨도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김 지사의 입장을 옹호했다.

A 씨은 "김 지사는 오후 10시가 다 돼 자리에 도착해 오후 11시경 떠났다"며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시간에 폭탄주를 20잔 마셨다면 응급실에 실려 갔을 것"이라며 "행사 후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20여 잔을 마셨다면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