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택 청년으로부터 금품수수 증거확인’·‘그대는 정우택을 믿는가, 믿지 않는가’ 등 두 건의 기사가 지난달 28일자로 후속 보도된 충청리뷰 표지.

새누리당 정우택 당선자(청주 상당)의 성추문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보도한 충청리뷰가 최근 언론중재위원회의 사과문 게재 결정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충청리뷰 이재표 편집국장은 최근 ‘잔치는 끝났다. 그러나…’ 제하의 칼럼을 통해 “보도의 공정성은 물론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때로는 진실을 가리기 위한 모험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선거를 25일 앞둔 지난달 16일 홍콩에 IP를 둔 익명의 블로거가 정 후보에 대한 네 가지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정가에서는 이 내용의 진실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충청리뷰는 ‘충북에선 지사님, 제주에선 사장님’을 시작으로 ‘그대는 정우택을 믿는가, 믿지 않는가’ 등 제하의 기사를 수차례 심층 보도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지난달 27일 충청리뷰와 자회사인 인터넷 매체 충북인뉴스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에 정정보도와 각 1억 원의 위자료 청구조정신청을 낸 데 이어 28일자 지면과 인터넷신문에 보도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29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공표죄로 검찰에 고발하고 3억 원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모든 후보들이 자신에 대한 보도에 촉각을 세우며 언론중재위원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기관에 심의를 요청하는 일은 선거 기간 적지 않은 일이지만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는 이례적이다.

하지만 심의위원회가 28일자 ‘정우택, 청년으로부터 금품수수 증거’에 대해 “당해 언론사의 취재과정에 대한 소명과 제시된 관련자료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허위의 사실을 보도한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신청인의 정정보도문 게재요구가 이유 없다”고 결정하자 정 후보 측은 정정보도 및 언론중재위 조정 신청은 포기했다.

이 국장은 칼럼에서 “인터넷선거기사심의위원회로부터 반론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고,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는 충청리뷰의 재심 청구에도 불구하고 사과문 게재 결정을 내렸다. 앞서 인터넷심의위는 ‘소명자료에 비춰볼 때 충청리뷰가 정정보도를 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선거기사심의위는 ‘기사제목과 본문에 자극적이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여러 차례 보도함으로써 해당 후보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매우 크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국장은 “재심과정에서 심의위원장은 ‘진실과 관련해서는 궁금하다. 그러나 우리 위원회는 진실 여부를 가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보도의 공정성만을 따진다’고 얘기했다. 보도의 공정성은 물론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때로는 진실을 가리기 위한 모험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충청리뷰가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침묵한 다수의 언론은 더 편파적이었다”며 “충청리뷰는 선거기사심의위가 결정한 ‘사과문’을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 인해 공직선거법 제256조 2항에 위배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양심의 자유를 저버릴 수 없다.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심의위가 사과문을 게재하라고 한 건 현재 발행분이지만 우린 게재하지 않았다. 심의위는 지난 월요일(9일)에 심의하고 결정 내용은 화요일(10일)에 받았다. 우린 금요일자로 신문을 내보내지만 평소 지면 제작은 화요일, 실제 발행은 수요일에 한다. 이번 주는 선거 때문에 수요일(11일)에 제작, 목요일(12일)에 발행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심의위는 한시적 기구다. 글에서도 밝혔지만 우린 진실을 가리기 위해 이러는 것이다. 사과문 게재 결정에 따르지 않겠다”며 “계속 사과문 게재 결정에 불복하면 심의위가 충북도선관위로 이첩하고 도 선관위가 고발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