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이상의 초 고령 노인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경로당이 문을 열었다. 충북 보은군 보은읍 삼산리의 ‘산수(傘壽)어르신 쉼터, 상수(上壽)사랑방'이다. 22일, 준공식을 가진 이 경로당은 80세를 의미하는 산수(傘壽)와 100세를 뜻하는 상수(上壽)를 조합해 ‘상수(上壽)사랑방'이라 이름을 붙였다.

전체인구의 27.7%가 65세 이상인 보은군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지만, 80세 이상의 초 고령 노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아 경로대우가 합당한 산수(傘壽)이상의 어르신들만의 전용 경로당을 마련했다고 한다.

경로당의 엄격한 나이제한에 따라 이 경로당에서는 인근 80세 이상 노인 30여 명 만이 여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삼산리의 조용구 노인회장은 "자식뻘 되는 노인들과 한 경로당에서 생활하다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80세 이상 노인들만 함께 지낼 수 있는 경로당이 생겨 맘 편히 지낼 수 있게 됐다"면서 "고령의 노인들이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게 돼 시설 이용자 모두 경로당 이름처럼 100세까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자식뻘’인 사람들과 한 경로당에서 같이 지내기가 불편했다는 노인회장의 말씀이 어떤 우스개보다 재미롭다. 상수 사랑방 출입 자격을 갖춘 어른들에게는 재롱이나 떨 아직 한참 어린 나이에 불과하겠지만 70세는 당연히 경로 대접을 받는 나이였다.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라 하여 종심(從心), 고래(古來)로 드문 나이란 뜻으로 고희(古稀)라고 했는데. 당(唐)의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의 한구절인 人生七十古來稀에서 왔다.

조정에서 돌아와 하루하루 춘의를 잡혀[朝回日日典春衣],
매일 강두에서 취하여 돌아오네[每日江頭盡醉歸].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흔히 있지만[酒債尋常行處有],
인생 칠십은 고래로 드물도다[人生七十古來稀].

당나라의 수도 장안의 동남쪽에는 곡강이라는 못이 있었고, 부용원(芙蓉苑)이라는 궁원(宮苑)이 있어 경치가 아름다웠다고 한다. 말년에 인근에서 벼슬을 했던 시인은 이 못을 배경으로 하여 곡강시(曲江詩)를 지었다. 두보에게 인생 칠십은 꿈의 나이였나 보다. 그는 결국 59세에 생을 마감했다. 고래로 드물다한 70세에서 한참 모자란 나이였다.

상수경로당 멤버십을 갖게 되는 80세 나이인 산수(傘壽)는 산(傘)에 팔(八)과 십(十)이 들어 있는 것을 풀어서 부른 것이다. 산수를 지나 88세가 되면 미수(米壽)가 되고, 두해가 지나 90세 이르면 졸수(卒壽)라 한다. 91세가 망백(望百)인데 91세가 되면 100살까지 사는 것을 바라다본다는 뜻이었다. 일백 백(百)자에서 한 일(一)자를 뺀 흰 백(白)자를 붙인 백수(白壽)는 99세, 사람의 수명 중 최상의 수명이라는 100세를 상수(上壽)라 한다.

상수(上壽)사랑방을 출입하는 어르신들이 경로당 이름처럼 상수, 천수를 누리시길 바란다. 에헤라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