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천 편집국장

내년도 청주 지역사랑상품권인 ‘청주페이’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청주페이에 들어가는 돈 가운데 40%가 나라에서 주는 국비였었는데, 윤석열 정부가 내년도에는 전국적으로 이 돈을 주지 않겠다고 예산편성 지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 내 소비활동으로 지역 내에서 돈이 돌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다.

이를 위해 청주시는 2019년 12월17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충전식 선불카드 형식의 청주페이를 도내 최초로 출시했다.

교통카드처럼 충전한 만큼 쓰는 방식으로 일정 금액을 덤으로 받는다.

쉽게 말하면 시민들이 이 카드를 구입해 자기 돈 50만원을 여기에 넣으면 청주시에서 그 금액의 10%인 5만원을 바로 그 자리에서 더 넣어주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무한정 시에서 돈을 보태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1인당 월 3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시에서는 월 3만원씩을 더 인센티브로 넣어주는 방식이었다.

이런 지역사랑상품권을 권장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만 하더라도 본예산 6050억원을 포함해 8050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이 돈을 받은 전국 232개 지자체에서는 인센티브 금액을 포함한 총 상품권 발행 규모가 2020년 9조3000억원에서 2022년 17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청주시 역시 이런 상품권 인센티브 제도가 시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아져 올해 3940억원 규모의 발행 규모를 예상할 정도가 되었다.

청주시가 올해 3940억원 어치의 청주페이를 시민들이 구입할 수 있게 하려면 그 10%인 394억원을 인센티브로 주어야 한다.

이 394억원 가운데 40%인 157억6천만원이 국비였고, 10%인 39억4천만원이 도비였고, 나머지 50%인 197억원이 청주시 예산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확보한 올해 예산마저 바닥나 지난 6월 말에 중단했다.

그러자 청주페이 사용은 급감했다.

올해 7월 청주페이 충전금액은 총 42억원으로, 인센티브가 있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 358억원보다 무려 88%나 감소한 것이다.

그만큼 청주페이는 인센티브 없이는 ‘앙꼬 없는 찐빵’인 셈이다.

시에서 다시 부랴부랴 예산을 확보해 이번 9월 8일부터 월 충전한도 20만원에 인센티브 10%를 적용해 최대 2만원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처럼 이미 시민 경제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도구가 된 청주페이가 국고 지원을 못 받게 된 것이다.

다급해진 청주시 역시 다른 지자체들과 보조를 맞춰 정부를 향해 관련 예산을 내년에도 계속 달라고 요구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세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내국세의 19.24%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지방교부금도 늘어나니까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은 지자체가 그 안에서 알아서 해도 된다”며 돈을 주지 않을 태세다.

만약 국회의 예산 심사 과정이나 예산 추경 등으로 이 돈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청주시는 도내 지자체는 이 제도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급한 대로 자체예산으로라도 우선 사업을 지속시켜놓고, 정부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