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 빈 청주 대현지하상가. 사진=연합뉴스

청주 원도심의 대표적 상권이던 대현지하상가(상당구 영동)가 35년 만에 문을 닫았다.

2일 청주시와 지하상가 관리·운영업체인 대현프리몰에 따르면 이곳에서 영업하던 점포 5곳마저 지난달 말 계약 기간이 끝나 철수했다.

이로써 10여년 전부터 원도심 공동화, 유동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온 지하상가 점포 124곳 모두 텅텅 비었다.

앞서 이 회사는 1987년 지하상가를 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2028년까지(총 41년) 무상사용 허가권을 얻어 운영해왔다.

남아있던 점포마저 철수하면서 당장 지하상가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장기간 방치될 경우 인근 성안길 상권에 악영향을 미치고 우범지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대현프리몰은 전기료와 시설관리 비용 등으로 누적 적자가 50억원을 넘었다며 관리에 난색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적자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에 도달했다"며 "시가 남은 무상사용 허가 기간(6년)에 대해 일정한 보상금을 주면 조기에 허가권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는 대현프리몰이 계속 지하상가를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 회사가 무상사용 허가기간이 끝날 때까지 관리하는 것으로 1986년 협약한 상태"라면서 "지금으로서는 보상금 지급 협상에 나설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가 지하상가를 공공의 목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면 보상금 지급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까지 4천만원을 들여 지하상가를 청년특화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용역에 나설 예정이다.

용역 결과가 나오면 청년 의견을 들은 뒤 활용방안을 정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이범석 청주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의회는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지하상가 활용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영신 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은 "시와 시민의 재산인 지하상가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돌려주는 게 시의 의무"라며 "시가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더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현프리몰도 원하는 보상금을 시에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하상가는 1987년 8월 문을 열었다.

부대시설로 에스컬레이터와 여성 종사원 휴게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