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52) 충북도의회 제9대 전반기 의장은 청주고등학교와 충북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충북 지역인이다. 대통령자문 제2의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국장,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과 부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비전라이트텍 대표 등을 지내며 지역은 물론 국가를 위한 사회 활동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현재는 도의회 의장 외에 청주경실련과 충북환경련의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그는 역대 어느 의회보다 견제와 감시를 강화했고 소통과 참여의 의회를 구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평한다. 실제 도의회는 매주 3회 이상 현안 회의 등을 통해 집행부와의 소통을 중시하며 대변인제도 도입, 회의 상황 인터넷 생중계 등 도민 참여를 위한 방안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최근 김광수 도의원이 이번 4·11 총선에서 청주시 상당구에 출마한 정우택 후보의 도지사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 내역을 일방적으로 공개해 논란이 일자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도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도의원의 의정 활동 범위로 인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장을 만나 충북도의회의 그간 성과, 국립암센터 분원 백지화에 대한 입장, 정당공천제에 대한 견해 등을 들어봤다.  - 편집자

▲ 김형근 충북도의회 의장.

Q. 충북도의회는 어떤 기관이고 지역사회에서 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A. 의회는 주민을 대표하는 대표기관으로서 청원의 수리와 처리,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또 정책을 결정하는 의결기관으로서 예산 및 결산을 심사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입법기관으로서 조례를 제·개정한다. 마지막으로 행정을 통제하는 집행감시기관으로서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와 도정 질문을 한다.

충북도의회는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300회 회의를 개최했다. 의회 회의가 많음은 의회 활성화의 척도이고 이런 점에서 선배 의원들의 노고에 숙연해지며 감사하다. 또 초·중학생 전국 유일 무상급식 제공과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도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에 도민들의 참여 보장 등 도민들의 삶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조례와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종시 설치, 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유치, 국립암센터 분원 재추진 등에 앞장서 도민의 역량을 모으고 중앙정부에 강력히 항의해 현안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Q. 2010년 7월 7일 충북도의회 의장에 선출됐다. 그동안 도의회를 이끌어 오면서 성과나 보람은.

A. 제9대 의회가 ‘도민을 섬기는 열린 의회’를 기치로 출발한 지 어느덧 2년이 마무리 돼가고 있다. 그동안 도의회는 변화와 혁신, 역동하는 의회를 구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전반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방자치 부활 20주년이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지방의회 개원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로서 성대한 기념행사를 통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리 도의회는 안팎으로 지역 현안에 적극 대처하고 해결해 왔다. 그 중 △초·중학교 무상급식 △대변인 제도 운영 △회의장을 벗어나 옥천에서 본회의 개최 등은 전국 최초이며 어느 의회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주민의 대표로서 도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실험적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중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위해 무상급식협상지원단을 구성, 도와 교육청의 입장 차이를 중재하며 전국 유일의 무상급식을 이루는데 앞장서 기여한 게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

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사수를 위해 도의회가 앞장서 과학벨트 기능지구의 청원군 유치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최근 문제가 된 국립암센터 분원 재추진을 위해 도의회와 청주·청원 시·군의회가 한 마음이 돼 분원재추진 촉구 결의대회와 범도민 대토론회를 개최, 분원 설립의 당위성과 유치 분위기를 확산시켰으며 정부기관을 방문해 도민들의 뜨거운 열망도 전달했다.

아울러 지방자치 부활 20주년을 맞아 의정사상 처음으로 가진 옥천 본회는 단발성 행사 또는 예산 낭비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지역균형발전과 상생발전을 위한 해법이 무엇인지를 우리 도의회가 실천해 보임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이미지를 제고시킨 획기적인 일로 기억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개방형 전문위원 채용, 공부하는 의회 상 구현을 위한 연찬회 방법 개선, 일문일답식으로 도정질문 방법 개선, 법 개정을 통한 행정사무감사 기간 연장과 선서, 자료 미제출에 대한 과태료부과 등 집행부 견제와 감시 기능 강화를 통한 의회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역사적인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와 ‘도민참여 기본조례’를 제정, 예산 심의에 주민 의견 개진이 가능하게 됐고 도정에 대한 정책 토론을 요청할 수 있게 했으며 도민들이 언제라도 도의회의 의정 활동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모든 본회의를 인터넷으로 생방송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지난해 11월 흑룡강성 인민대표대회 우호 교류 10주년을 맞아 중국 방문 시 우리 도에서 역점 추진하고 있는 오송 차이나문화테마파크 조성사업과 흑룡강성∼청주공항 항공기 취항 협력 등 5대 과제를 제시하고 협의를 이끌어 내는 등 민간외교 사절단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부터 청주국제공항과 중국 하얼빈을 오가는 전세기의 주 1회 취항은 도의회 교류·협력사에 쾌거로 기록될 것이다.

Q.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에 따라 전주, 서울, 울산에 이어 충북에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추진 배경과 일정, 효과는.

A. 김영삼 정부 시절 유통산업발전법을 제정하면서 대형마트 등과 같은 대규모 소매점의 개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됐다. 이후 대형마트 시장은 급속히 팽창해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주범인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경쟁적으로 출점하게 됐다. 이런 과다 경쟁은 기존 전통시장 및 중소규모 상점가의 몰락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심야 영업, 공휴일 영업 등 근로자의 건강권 및 휴식권마저 해치게 됐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2008년부터 대형마트 등의 지속적인 규제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로 다소 미흡한 수준이지만 올해 1월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이 가능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이 일부 개정됐으며 지난 3일 동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따라서 상위법 개정에 따라 전주시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전주시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 및 조정조례’를 개정했다.

우리 도에서는 도의회가 주도해 지난 2월 21일 제천시의회에서 가진 청주·충주·제천·청원 시·군의회 의장들의 연석회의를 통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 차원에서 규제 날짜를 일치시키는 공동 대응안을 도출시켜 청주시는 지난달 21일 시의회에서 의결돼 공포를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시·군도 입법예고를 마치고 4∼5월 중 조례를 개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시간 제한과 한 달에 두 번 공휴일의 휴일 지정으로 지역 소규모 중소상인들을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지난달 4일 충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립암센터 분원 건립 백지화에 정치적 논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립암센터 분원 건립 백지화 배경과 앞으로 대응 방안은.

A. 경기도 고양의 국립암센터는 수용 능력과 인·허가 업무 등 네트워크 구축의 한계, 동물 임상실험의 어려움, 연구기능 수행을 위한 공간 부족 등으로 분원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알고 있다. 국립암센터 분원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항암신약개발센터, 대학원, 진료시설 등을 건립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 되고 대구지역이 뒤늦게 암센터 분원 유치에 뛰어들면서 악화된 영남지역 여론을 달래기 위해 정치권에서 꼼수를 부려 입지 선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암센터분원 건립 타당성 용역을 추진했고 용역 결과 발표를 계속 미루더니 지난달 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용역 목적과 내용에 부합하지도 않는 엉뚱한 결과를 근거로 4년여 동안 추진해 온 분원 설립 백지화를 발표했다.

오송은 정책적으로 대한민국의 유일한 생명과학단지이며 바이오 클러스터의 허브로 조성된 곳으로서 국립암센터 분원이 지향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국책기관과의 연계, 민간연구소와의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고 특히 식약청이 입지해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관련 업무 협의가 수월할 것이다.

충북은 각종 전문 진료시설은 갖추고 있으나 암 전문 기기가 부족한 실정이며, 특히 세종시 입주 등 유입 인구를 고려할 때 암 전문 시설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암센터 분원 설치는 우리 지역의 주요한 임상시험센터 역할을 수행하며 남부 수도권은 물론, 충청권과 영호남 2천만 명 이상의 국민이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서비스를 지역으로 분산하는 효과가 커 지역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도의회는 국립암센터 분원 백지화 발표 이후 ‘분원 백지화 철회 및 재추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중앙정부에 보내고 국림암센터를 항의 방문해 규탄 분위기를 확산시켰으며 청주·청원 의회가 참여하는 촉구 결의대회와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범도민 대토론회를 개최해 분원 설립의 당위성 모색과 논리 개발, 유치 분위기 확산에 노력해왔다.

앞으로 토론회 결과 도출된 의견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도내 시민·사회단체, 각 정당과 긴밀히 협조해 분원 설립 재추진과 분원의 오송 입지를 총선과 대선에서 각 정당 및 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Q. 청주·청원 통합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의 조정이나 협의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청주·청원 통합은 2010년 10월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가 합의해 2014년 7월 통합시 출범을 목표로 추진돼 왔으나 지난 1월 청원군민협의회의 통합 추진 활동 잠정 중단 선언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이시종 도지사의 제안으로 청주시장과 청원군수가 만나 청주·청원 통합에 대한 원칙과 일정을 재천명하고 오는 6월까지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청주·청원통합시민협의회가 공식 출범하고 협의회에서는 군민협의회의 39개 상생발전방안에 대한 협의·조정안을 마련해 청주시와 청원군의 논의를 거쳐 총선이 끝난 다음날인 오는 12일 공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도의회는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 이종윤 군수가 합의한 대로 청주·청원통합시민협의회가 정상적으로 활동해 공동합의안을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며 시민협의회가 정상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거나 협의회에서 협의·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사항은 도지사와 청주시장, 청원군수가 주민의 뜻에 따라 현명하게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재할 것이다.

▲ 김 의장이 본보 신홍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Q. 지방자치 활동을 중앙에 예속시키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국회의원들은 외면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A. 정당공천이란 정당별로 일정 지역의 당원들이 모여 그 지역 국회의원 후보,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후보를 당원 투표로 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런 정당공천은 정당의 지방조직이 그 지역의 변호사·대학교수·의사·기업인·문화예술인·근로자 등 양식 있는 당원들로 구성돼 두터운 당원 층이 형성돼 있을 경우 투표로 당원 중에서 후보를 지명할 수 있다.

물론 국회의원들도 지자체장, 지방의원과 마찬가지로 당원들로부터 당의 후보로 지명을 받아야 하는 처지이므로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후보 지명에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우리나라 정당들은 중앙당과 시·도당만 있을 뿐 하부 조직은 ‘종이당원’ 뿐이고 지방조직도 이름뿐이어서 공천을 위한 당원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정당정치 정착을 위한 과도기적 현상이라 생각하며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서 정당공천제는 불가피한 제도라 생각한다.

주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인터넷,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를 통한 실시간적 정보 전달이 가능한 현재에 공천 과정을 투명하게 해 좋은 후보를 내세운다면 우리 정치는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도청 직원, 도민들과 소통은 어떤 식으로 하는가.

A. 제9대 의회는 소통의 문을 활짝 열고 도민 또는 집행부와 항시 대화하고 있으며 의회 내부 소통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내부 의견을 조율함은 물론 직원들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

도민과의 소통을 위해 도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요 조례 제·개정과 제도 개선 시 주민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전국 최초로 대변인 제도를 운영해 도민들에게 매주 의정 활동을 브리핑하고 의정 현안에 대해 수시로 설명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부터 도의회 본회의 상황을 도민들에게 인터넷으로 생생히 중계하고 있으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도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집행부 직원들과는 도정 현안에 대해 업무 보고와 수시 간담회로 의견을 수렴함은 물론 정확한 현황 파악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의회사무처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분기별로 업무 보고와 매주 3회 이상 현안 회의를 갖고 의견을 나눈다. 또한 의장실에서 각 부서별 직원들과 개별 만남을 통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Q. 도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A. 도의회는 언제나 도민과 소통하고 도민이 참여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민 여러분도 우리 도의 발전과 도민 행복을 위해 많은 의견을 도의회 의원들과 도의회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다양하게 제시해 주기 바란다.

앞으로도 도의회가 도민의 기대에 부응해 올바로 나아갈 때는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 주시고 혹시 그렇게 못할 때는 냉정하게 비판과 질책을 보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