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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보다 더 급한 보육오병익 경산초등학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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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22  15: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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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란 통계다. '미친 등록금'이란 표현처럼 그동안 너무 올라 섬찟하지만,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 통계 이니 묘한 일 아닌가? 이에, 서울시가 내년부터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이기로 했고 이어서 충북 도립대도 30% 낮추기로 결정함에 따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시작은 소소한 것 같지만 해마다 늘어날 예산을 생각하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대학 자체 씀씀이를 줄여 등록금을 낮춘다면 누가 딴지를 걸겠는가? 그렇지 않으니 멀리봐야 한다. 등록금 지원은 확대해 나가되, 재정내역을 면밀히 따져 자구 노력이 먼저여야 옳다. 그 놈의 학벌에 볼모가 되어 등록금과 맞바꾸는 '간판 문화'부터 사라져야 하는데 오히려 역기능으로 결국 정부 예산까지 쏟아 붓는다면 고등학교 3학년 대비 대학 진학률 100%를 누가 부정할까.

그 뒤의 일이 등록금보다 훨씬 문제다. 얼마 전, 홍콩에 갔을 때 여행 안내자의 한마디를 잊지 못한다. 정부에서 살림을 잘해 남은 예산을 시민 수로 나눠 돌려줬다는 얘기였다. 불용처분은 복지부동의 증표라며 회계 말 이전에 멀쩡한 보도 블럭을 걷어 새것으로 바꾸는 나라 전체 연례행사에 말문이 막혔다.

▷ 대학의 거듭나기

대학생들이 학비에 보탬이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는 게 안쓰럽다. 장학금은 고사하고 소위 '적립금'이란 뭉칫돈은 뭘 하려고 쌓기만 하는건지 아리송하다. '무한 경쟁'처럼 오늘날의 대학 경영을 적절하게 표현한 말도 없다. 결국,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도 변화를 기피하는 대학은 정리 외에 다른 수순이 있을까?

그러나 퇴출과 구조조정에 아우성이다. ‘왜 하필 우리냐’라는 거센 항의로 몰빵인가? 퍼부어도 퍼주어도 감당 안되는 간판만 그럴듯한 대학들, 누가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대학 자체의 자율역량 강화야 말로 시대적 흐름임은 분명하다.

대학 경영이 성공을 거두려면 절차의 민주성, 현장성 및 교육주체의 수용성, 제도변화에 따른 충분한 대안 접목 등이 필수다. 세상 모든 위대한 것은 교육이란 자양분으로 이루어진다. 겉치레 성과에 급급하여 폭탄 세일만 강요하기 보다는 대학 자율적인 거듭나기가 먼저다.

▷ 보육이 먼저

우린 언제부턴가 남을 의식하는 문화에 유난스러울 정도였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은 어디가고 주변 눈치로 카멜레온이 된다. 등록금 문제 역시 너무 서두르거나 호들갑 떨지말고 대학 스스로 몸살부터 이겨내야 마땅하다. '작심 사흘'이란 말 처럼 얼마 못가 다시 원점으로 추락한 사례를 숱하게 경험해 왔다.
 
내재적 선진화로 굳혀진 대학일수록 책임 위주 경영, 다양한 교육과정과 수요자의 선택권 확대, 재정운영 자율성 제고 등 변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대학 간 통합이나 구조 조정도 계획만 요란했을 뿐 용두사미였다. 그럴듯한 TF팀도 공청회나 반대 시위로 몇 번 얻어터지고 나면 시나브로 없던 일처럼 넘어간다.
 
헛수고에 엄청난 비용까지 애궂은 등록금만 축낸 건 뻔하다.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대기업에서 채용하고 학벌이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 땀을 임금의 주체로 삼는다면 왜 그 비싼 등록금 들고 대학문 기웃거리겠는가?

저출산 원인도 보육 문제다. 상상 초월의 육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사립유치원 학비가 얼마인지 알기나 하는가? 웬만한 프로그램을 갖춘 경우 거의 대학 등록금과 맞먹는 액수다. 이 문제부터 해결 못하면 출산율 증가는 기대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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