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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의 트집
오병익  |  obi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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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06  10: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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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아동문학가

“처음 아닌 길 어디 있던가 / 당신 만나러 가던 그 날처럼(초행, 고두현)” 첫 발령, 반세기 전 만남이 어제 같아 군말 걷어낸 긴 울림의 시를 빌려 쓴다. 새 학년이 뒤숭숭하다. 교육부가 학교 휴업기준을 정하지 않고 학교장에 위임했다. 아무리 꺾이지 않는 코로나(오미크론) 때문이라지만 참으로 모양 빠진다. 사실상 무책임한 외통수와 다를 바 아니다.

비대면 2년, 아이들은 마스크를 쓴 채 새장에 갇힌 새처럼 버티느라 죽는 줄 알았다. 졸업·입학식·운동회·학습발표회·현장체험학습 등 굵직한 교육과정마다 말짱 물거품이 됐잖은가. 거의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눈만 피로하다. 이해 안 된 내용을 그냥 넘겨도 리콜은커녕 몸무게만 불어났다. 코로나의 발칙한 패기, 또 뭐가 모자라 이름을 바꿔가며 성장 사다리를 걷어찰까.

10만 훌쩍 넘는 직업 가운데 우리나라 경우 어림잡아 13,000여개다(한국 표준 직업 분류). 생전 듣도 보지도 못한 직종도 있긴 하나 필자의 40여년 교직은 전문직으로 불려왔다. 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 장학관(지역교육청과장 국장), 연구관(충북유아교육진흥원장 단재교육연수원장) 퇴임 후 대학 강단에 부름을 받았으니 유치원부터 초·중등, 대학까지의 교육 레시피를 두루 경험하느라 요즘 부쩍 반성 횟수가 잦다. 학교·급별 교학상장(敎學相長) DNA 분석 때문이다.

도장학사 시절, ‘현장 수업개선’과 ‘수업 표준화’ 차원의 ‘교수·학습발표 대회’를 도입하여 승진 가산점까지 부여한 때가 있었다. ‘교사=수업’에서 였다. 그러나 반발이 거셌다. ‘쇼’일 뿐 되레 가르침의 파행이라며 눈을 부라렸다. 몇 년 시행 후 결국 폐지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떨까. 겉으론 ‘공교육 정상화’로 그럴싸하다. OECD 평균 1인당 GDP 대비 초중고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 1위인데 비해 흡사 흔들리는 운동장처럼 좌불안석 아닌가. ‘이랬다 저랬다 뒤집었다 재켰다’ 학생·선생님·학부모 기운을 빼댄다. 시도 때도 없는 교육부 장관의 ‘대책 타령’은 대체 뭘 어떻게 응답하란 건지 그게 더 문제다.

◇ 핫한 공부

예컨대 지체와 부진을 죄다 아이들 탓으로 ‘압박하고 겁만 주는’ 교육, ‘단 1명이라도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 ‘무섭고 짜증 나는’ 얼치기 학교를 좋아할 리 없다. 거기다 부모조차 역겨우면 100년 미래, 분명 낭패다. 학생들 간 경쟁보다는 협력을 앞세워 잠재력에 걸맞는 교육, 갈수록 더 비관적으로 치닫는 듯하다.

그렇다고 교육 이슈들마다 너무 겁먹거나 발끈할 필요는 없다. 지난해 ‘청소년 선도 글짓기 공모 작품’ 심사에서 필자를 오래 붙들어둔 단락이 떠오른다. “담임 선생님과 헤어질 생각에 여러 날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학교가 떠나갈 정도로 맘껏 고함지르다 뱃구레가 꺼지면 얼른 급식실 가자는 먹성 좋은 분위기면 좋겠다. 꼬박 2년을 지독하리만큼 풀 죽었던 아이들 컨디션 띄우기, 새 학년에 젤로 하고 싶은 핫한 공부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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