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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같은 연예인, 연예인 같은 정치인
류경희 편집국장  |  queenkyung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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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21  1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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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경희 편집국장
웃으며 죽은 시체가 가끔 검시실에 들어온다고 한다. 로또에 맞아 좋아 날뛰다 죽은 사람의 사체인가 싶지만 벼락 맞아 죽은 사람이 정답이다. 벼락이 치는 것을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줄 알고 활짝 웃다가 죽게 됐다는데, 대체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인가 조사해 봤더니 정치인과 연예인 두 부류였다.

하는 짓이 빵틀에 찍은 붕어빵같이 닮은 두 직업인의 공통점을 따져보자.
우선 활동 분야는 다르지만 둘 다 이미지와 인기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닮았다. 습관처럼 거짓말을 날리며 웃기는 재주가 많다. 혈연과는 관계 없는 사람들끼리 뭉쳐 가족을 이루고 지낸다. 자신들이 전능한 신(GOD)인 줄 아는데, 신기하게도 하늘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지 죄를 지어도 여간해선 벌을 받지 않는다. 벌을 받더라도 가볍게 받고 쉽게 풀려난다.

보통사람 때문에 먹고 산다. 쉽게 왕찬 번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 돕는다며 이벤트를 종종 벌인다. 동료의 행사장을 서로 찾아가 부지런히 품앗이를 한다. 협찬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협찬인생이 많다. 대를 이어서 해 먹으려 한다. 은퇴선언을 했다가 컴백할 때는 반드시 팬과 국민 핑계를 댄다. 사생활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동료에게는 유난히 뜨거운 동료애를 발휘한다. 보통사람들이 욕하면서도 부러워하는 직업이다. 근무지가 여의도다.

이외에도 한 스무 가지쯤 닮은 점을 꼽을 수 있겠지만 숨이 가빠 이 정도에서 마무리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하는 업무도 비슷해진 것 같다. 스포츠 신문을 장식하던 연예인들이 소셜테이너라는 이름으로 일반 신문에 등장하고 있고, 정치면에서 표정관리를 하던 정치인들은 연예계와 이런저런 일들로 엮여 스포츠 신문에 이름이 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본업인 연예활동보다 정치참여에 더 열을 올리는 연예인들을 일컫는 폴리테이너는 정치인과 엔터테이너를 합한 조어다. 제 소신대로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한다고 변명하지만 정치적인 발언과 집회에 참여하며 정치판을 기웃거리다가 기회가 왔다 싶으면 발 빠르게 정치계에 들어서려는 것이 그들의 일반적 행보다. 그러나 그들의 얇은 꾀를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정치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인 연예인들에 밀리지 않기 위해 연기인보다 더 쇼를 잘하는 정치인들이 등장한 것은 시장논리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흐름이다. 방심하고 있다가는 제 밥그릇을 모두 빼앗기게 생겼으니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유권자들을 웃기고 울리는 연기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 정치에 입문하려면 연기학원 등록이 필수가 될 듯하다. 중견 정치인이라도 방심할 일이 아니다. 연기력에 녹이 슬어 있다면 독과외를 해서라도 재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 개그맨 출신 강사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그맨 해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푸념하는 소릴 들었다. 개그맨들보다 더 웃기는 분들이 있어서란다.

정치인들은 ‘연예인들이 정치판을 넘봐 위기를 느낀다’ 불평을 하고 개그맨들은 ‘정치인들이 자기네보다 더 웃겨 자리가 위태롭다’ 한숨을 쉰다. 닮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상대를 탓하는 불평조차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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