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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육성’의 딜레마
오병익  |  obi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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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14  10: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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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아동문학가

외손녀가 올해 초 일반고 배정을 받았다. 3년 전 중학교 입학 후 1년은 그야말로 진로와 목표를 설계하는 토론·실습·방문 위주의 부담 없는 자유학기였다. 2학년 땐 코로나19에 붙들려 등교 중지·일주 2회 학교수업·비대면 온라인 등 학사운영이 갈팡질팡했다. 대부분 EBS나 유튜브 교육채널과 같은 ‘온라인 동영상’ 시청 위주다 보니 수업 중 이해 안 된 내용을 그냥 넘겨야 하는 실시간 소통 부재, 이건 아니지 싶었다. 내심 마지막 학년을 꼲았으나 반전은커녕 학습결손 누적에 교학상장(敎學相長) 감각까지 옅어진 채 ‘3년간의 전 과정을 마쳤으므로’ 졸업장만 쥐고 세리머니를 펼친 셈이다.

그래서 말인데, 학생 무상급식비 예산분담 비율 관련,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 간 불편한 상황극은 다름 아닌 ‘인재육성’ 때문이었다. 도지사의 ‘지적 능력 우수 학생 중심 상위권 대학 진학 우선’ 자율형 사립고·전국단위 신입생 모집 카드는 뭐였을까.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북 출신 장·차관이나 관료 숫자가 왜소하여 예산확보, 국책사업 유치·추진 등 저간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반면, 김 교육감 입장은 ‘모든 학생 대상 개성존중 재능계발 평준화’ 차원에서 한국교원대부설고 오송 이전·캠퍼스형 학교설립 구도를 굽히지 않으면서 양 기관 컨트롤 타워가 흔들렸다. 냉큼 아킬레스건을 진맥한 당시 도의회 이숙애 교육위원장의 황금 같은 중재로 ‘학부모 토론회·공론화 숙성’이 먹히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 다시 유·초·중·고 무상급식 비율과 영유아 재난지원금 분담을 두고 화를 삭이지 못했다. 묵은 불씨까지 헤집더니 불가항력적 ‘AI영재학교’라는 암묵 합의를 끌어냈다. 수장(首長)의 메시지가 중요한 이유다.

등판 때마다 상대 팀에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투수란 없다. 사실, 교육감의 지사 상대 게임은 2(도청·도의회):1(도교육청)로 타이밍과 제구가 까다롭다. 일단 휘하(麾下:장수의 통솔 아래에 있음)인 줄 착각하는 두 기관(도와 의회) 놀음에 시시콜콜 그래왔다. 시·군 자치단체의 세입예산 대비 교육경비 보조금 비율이 낮은 것도 ‘투자해 봤자 금세 성적표가 안 나온다’며 대놓고 펄쩍 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성열 증평군수의 경우 취임 초 군정 1호로 ‘희망찬 교육문화’를 서둘러 인재육성팀부터 신설했다. 장학금 50억 조성·방과 후 학습 및 원어민 영어 지원·관내 형석고 집중 투자 등, ‘증평교육특구’ 지정까지 따내며 인재 견인에 올인 하고 있다. 곱씹어 볼수록 마음먹기 나름이다.

◇ 세월아 네월아

‘충북 AI영재학교’, 결코 무리한 가설은 아니지만 ‘인재육성=영재학교’는 아이러니다. 특목고·자사고에 비해 경쟁력이 약해질 일반고의 교육 공공성 훼손 우려를 어쩌랴. ‘교육청 파견 교사, 석·박사 학위 취득자, 영재학교 강의 경력자 및 국내외 대학·연구경력자 채용’부터 경고등이 켜졌다. 당장 일반고 학생들이 수능에서 계속 뒤처지는 상황에서 학부모 반발, 학계·시민단체 돌주먹도 리스크다.

아무튼 영재학교 설립은 ‘교육부 검토·동의 사항’에다 명문고 자체가 현 정부 정책 기조와 어긋날뿐더러 지방자치단체장 재임 3기에 묶인 임기 말 이 지사와 3선 라운딩이 먼저일 김 교육감 입장으로선 반쪽 진실의 개연성마저 짙다. 그래서 또 걱정인데 혹여 ‘백년대계’를 창조할 ‘인재 골든 게이트’ 기회가 ‘세월아 네월아’ 언제까지 몸살 해야 돌파구를 찾을지, 슬그머니 없던 일처럼 꼬리 내리는 건지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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