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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넘는 박달재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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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3.29  15: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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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재는 천등산 중턱 고갯마루를 넘는 옛 재다. 제천이나 경상도 봉화등지서 한양을 가려면 이 고개가 첩경이었다. 고개가 험준하여 옛날에는 도적떼가 들끓었다고 한다. 한말에는 제천의병의 거점이었고 의병들은 고개에서 신출귀몰 하며 일본군을 골탕 먹였다. 고대 신라 때부터 길을 열었으니 천 수 백년 민초의 애환이 어린 역사의 고개라 할 것이다.

70년대 후반 제천지방 취재를 위해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면 굽이굽이 까마득한 고개를 넘느라 진땀이 빠지곤 했다. 청주 - 제천이 머나먼 거리로 느껴졌던 것도 바로 박달재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지금은 터널이 뚫려 단숨에 가는 곳이 되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곳 출신 이춘구 전 국회의원의 공로가 컸다. 80년대 초 박달재 터널 도면을 들고 필자에게 상기된 얼굴로 예산 확보를 자신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것이 벌써 30년이 흘렀다. 박달재는 이제 일부러 찾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고개 정상에 있는 휴게소의 도토리묵도 일품이고 제천 막걸리 또한 구수하다.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임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오 소리쳤오 이 가슴이 터지도록..’

경상도 선비 박달과 고개 마루 주막집 소녀 금봉. 두 사람은 하룻밤 사랑으로 평생의 사랑을 키운다. 그러나 조선 소녀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 과거를 보러간 박달이 돌아오기 전 소녀는 상사병을 얻어 목숨을 잃는 것이다. 뒤늦게 돌아온 박달도 금봉이 죽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가요 ‘울고넘는 박달재’는 이 설화를 소재로 한 유행가다. 과거 한 신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18번 애창곡이 바로 이 노래였다고 한다. 어디 충북인만 이 노래를 불렀을까. 인기절정의 가요로서 전 국민의 애창곡으로 히트를 쳤다. 6.25 전쟁 해에 이 곡이 나왔다니 어느새 회갑의 연륜을 넘겼다.

천둥산은 천등산(天登山)의 이칭인가. 인근의 지등산, 인등산과 더불어 천지인(天地人)을 이루는 유서 깊은 산이란다. 천.지.인이란 우주의 주인공이 되는 하늘, 땅, 사람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인등산은 또 개천산(開天山)이란 이름을 지니고 있다. 인등산 아래에 있던 고려 초기 대가람이 바로 개천사(開天寺). 개천사는 또 정토사(淨土寺)라고 했으며 지금은 주요 유지가 충주댐 공사로 수몰되었다. 과거 발굴당시 이 절터에서는 ‘開天’ 혹은 ‘淨土’가 새겨진 명문기와 많이 출토된바 있다. 하늘에 오르고 또 하늘을 연다니 어디 보통 산인가.

박달재에는 우리 역사에서 간과하지 못할 중요 사적이기도 하다. 거란대군을 격퇴하여 나라를 구한 고려 명장 김취려(金就礪)의 전적지이다. 우리 역사에서 얼마 되지 않은 국난 극복의 성지인 셈이다. 1217년(고려 고종 4) 7월 거란군 10만 대군이 침공해 왔다. 원주를 함락한 거란군은 충주를 침공하려고 하였다. 당시 김장군은 전군병마사로 험준한 박달재의 지형을 이용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이곳에서 큰 타격을 받은 거란군은 강원도 평창 – 대관령 - 강릉을 거쳐 여진 땅으로 도주했다고 한다.

‘울고넘는 박달재’의 작사가인 반야월옹이 가요사 기념관 건립을 위해 엊그제 제천을 방문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러나 며칠사이 반옹이 타계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제천 박달재를 방문한 것이 96세 반옹의 마지막 여행이 된 셈이다.

60년 충북인은 물론 한국인들에게 고향의 정서를 흠뻑 안겨준 반옹. 가사는 명시(名詩)로 남고 가요는 명곡(名曲)이 되어 한국가요사의 역사가 되고 있다. 경상도 사나이로 충북을 사랑한 반옹의 명목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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