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범덕 충북 청주시장이 30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보다 현행 단계를 유지한 채 백신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내용의 비대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하루 평균 20명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충북 청주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격상 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입을 피해와 거리두기의 효과 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30일 시에 따르면 청주지역은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17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24.7명의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시는 확진자가 속출하자 지난 25일 '거리두기 4단계 격상안'과 '강화된 거리두기 3단계 유지+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안'을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어느 결정이든 거리두기를 현행보다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의료계 등 전문가들은 격상론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단계에 참여했던 의료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4단계 격상 이후 확진자가 감소하지 않는 것을 이유로 격상이 아닌 신속한 백신 접종에 무게를 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의 효과보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편이 확산세를 잠재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선제적 4단계 격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와 이를 결정한 지자체의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기준은 하루 확진자 34명 이상인 상태가 3일 이상 유지돼야 한다.

아직 10명 내외의 여유가 남은 상황에서 4단계 격상 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30일 비대면 브리핑을 통해 "단계 상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일이 지역경제에 끼치는 심각한 악영향보다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거리두기 조치가 이동량 감소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판단 근거가 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고,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4단계 조치 효과가 입증되면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추진하겠다"라며 격상 가능성을 남겨놨다.

시는 단계를 격상하지 않는 대신 PCR 검사율과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타지역 이동이 많은 추석을 대비해 9월3일부터 30일까지 KTX오송역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외국인 밀집지역과 외국인 고용 사업장을 비롯해 전통시장 등 주요 상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대학교 개강에 따른 특별방역기간을 운영해 대학 인근 식당·카페·PC방 등에 대한 방역에도 나선다.

한 시장은 "활동이 왕성한 18~49세 백신 접종률이 이달 들어 60%를 넘어섰지만, 더 끌어 올려야 한다"라며 "최근 외국인 확진 비율도 내국인보다 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한 신분으로 인한 불이익을 걱정하기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며 "시민 여러분의 강력한 동참이 필요하다. 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