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46)이 자신의 인생과 음악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21일 오후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우연에서 기적으로’(김태원 작/청어람미디어 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태원은 “워낙 말을 짧게 하는 스타일이고 책 한권을 한 페이지에 옮기는 가사를 쓰는 일에 집중했는데 한 페이지를 한권으로 만드는 안 해본 일을 해야 돼서 책 쓰는 것에 용기가 없었다. 책은 주변에서 압력과 용기를 줘야 쓸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앨범 나올 때보다 설렘이 더 크다”며 “에세이나 드라마는 아니고, 내가 살아온 모든 것은 나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에게 내 책을 권하고 싶다.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쓴 내용”이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김태원은 이어 “집필 기간은 1년 걸렸고, 배우지 못한 사람이 책을 썼는데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 궁금하다면 봐달라”며 “1987~1992년은 인생에서 가장 침체기였고 최악의 상황이었다. 비오는 날 내 이름을 허공에 계속 불러대며 미치기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내가 겪은 일을 통해 용기와 좌절 극복에 작은 힌트가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보상심리는 없다. 나는 언제든 데려갈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할 상대가 없으면 스스로 만들며 살아가고, 혼자 있는 것을 심심해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정의한 그는 “임재범이 경쟁자”라고 지목했다.

김태원은 “시나위 사단의 임재범과 백두산이 있고, 록의 임시정부 삼파전이 다시 드러나 흥미롭다. 하지만 임재범이 출연하는 ‘바람에 실려’는 ‘남자의 자격’과 경쟁 시간대 프로그램이어서 한번도 못봤다”고 웃음을 보였다.

책에는 부활의 리드 보컬이었던 가수 이승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솔직히 적어놓았다. 게임으로 비유한 것에 대해 김태원은 “오래 전에 싸웠지만 의외로 많이 싸운 적은 없다”고 웃으며 “1988년 이승철이 탈퇴한 후 몸과 정신이 내추럴하지 못해 자학하고 마약에 심취돼 음악 만들려고 했지만 아무 작품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이승철이 떠나게끔 그를 힘들게 했다”고 이승철과 함께 살아있는 한 같이 무대에 올라 커다란 음악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25년간 순수라는 유일한 무기를 가진 소외된 사람이었는데 예능을 통해 세상에 나온 이후 최근 3년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고 신세계를 살고 있다”는 김태원은 “영화속 주인공처럼 희열을 겪듯 주체할 수 없는 버거운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과 기타를 모르던 중학교 시절 ‘주말의 명화’를 보며 영화감독을 꿈꿨고 지금도 그 꿈을 갖고 있어 언젠간 SF 영화를 찍고 싶다는 그는 음악에 미쳐있어서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고, 후배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알게 되면 즉시 갚겠다는 속내를 보이기도 했다.

김태원은 또,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과 자신을 지탱해주는 가족의 힘에도 감사해했다. 기부에 대한 소신도 전하며 책의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등 장애 아동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태원 네버엔딩 스토리-우연에서 기적으로’는 두 번의 감옥살이와 정신병원행, 대인기피증, 폐소공포증, 우울증, 마약중독 등 사건사고가 많은 인생과 그룹 부활을 만들었으면서도 멤버들에게 버림받았던 김태원의 음악과 사람,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