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의원 전수조사를 천명한 가운데 정작 투기의혹이 제기된 청주시의회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아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1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신고'에 따르면 김미자(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초 자신과 배우자 명의로 진천읍 덕산면의 밭 1필지와 청원구 정상동 일대의 논·대지 11필지를 매입했다.

김 의원 배우자의 땅이 있는 정상동은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예정지인데다, 보상을 노린 속칭 '벌집'으로 추정되는 건물도 지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 배우자, 자녀 2명의 명의로 흥덕구 원평·휴암·상신동 등의 토지 15필지를 취득했다고 신고했다.

이 가운데 일부 토지는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인근에 있어 개발을 염둔 매입이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렸다.

또 다른 청주시의원 가운데도 개발지역과 인근 토지를 보유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청주시의회는 이 같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대책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충북도의회와 일부 기초의회가 '투기 근절'을 기치로 전수조사를 의뢰한 것과 대조적이다.

청주시의회 의장단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지 않았다"며 "동료의원의 문제여서 (사실조사 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청주시의회의 모 정당 원내대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모두 의혹을 받고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아직 양당 원내대표 차원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충북도의회는 이날 전체 의원 31명과 이들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대상으로 성역 없는 토지거래 조사를 위해 도 감사관실에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부 시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는 것은 동료 의원 감싸기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