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덕역은 1일 객차 왕복 18회를 비롯해 화차 50회 등 총 68개 열차가 주야로 운행 중이다.

충주시 주덕읍 신양리 주덕역사 주변 주민들은 오랜 기간 열차 소음과 진동 때문에 각종 질병을 앓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면서 고통을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이 같은 폐해로 인해 청각장애와 신경장애 및 불면증 등으로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지만 관계기관에서는 현재까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어 피해 주민들의 생존권과 건강권 및 행복추구권 보장 등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열차 소음 진동 피해 전문가 확인 후 대책 마련해야

주덕역사 주변에는 현재 철로 양쪽으로 50여 가구가 살고 있고 역세권을 중심으로는 무려 200여 가구가 생활하고 있다.

이 역을 통과하는 열차는 1일 서울∼제천을 오가는 ‘객차’(여객을 태우거나 소화물을 실을 수 있는 차량) 충북선 편도 9회, 왕복 18회를 비롯해 ‘화차’(화물을 실을 수 있는 차량) 왕복 50회 등 70여대의 열차가 오가고 있다.

현행 소음·진동 규제법 상 소음·진동 규제 기준은 65db(A)이며 야간에는 60db(A)로 강화돼 있고 교통진동도 65db(V)일 경우 피해 인정기준으로 정해 놓았다.

또한 차량 최고속도는 새마을 전 차량의 경우 150㎞/h이며 충북선의 경우 모든 차량이 무궁화호이기 때문에 120∼150㎞/h이내이고 화차의 경우는 60∼90㎞/h로 정해 놓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특히 화차의 경우 야간 운행 시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것으로 보여 소음·진동 피해가 더 심하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돔 형태의 방음벽 설치로 소음을 줄이고 홈 완충작용 및 장대레일 등 방진시설 설치로 진동을 감소시켜 줄 것 등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지만 관계기관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울러 주덕역 주변 통과 시 특히 야간의 경우 열차 속도를 40㎞/h 이하로 대폭 줄여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 주덕역 열차 레일 양쪽에 주변 주민들의 편의도모를 위해 한국철도공단이 최근 5억원을 들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지만, 막상 타고 보면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역사 주변 주민 소음 진동 피해 매우 심각해

기자가 주덕역사 주변에 수십 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주민과 수 년 째 고통을 안고 사는 상인 등을 24일 오후 현지 취재한 결과 대낮인데도 차량 소음과 진동은 아찔할 정도다.

더욱이 밤에는 소음과 진동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며 열차가 지나갈 때면 정신 분열 현상까지 초래되고 있는 느낌이다.

40년째 철도 옆에서 살고 있는 전 주덕면장 박래영(85) 옹은 “몇 년간은 잠도 못 잤다”며 “이젠 면역이 돼 버렸지만 수면제에 의존해 잠을 청할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수년 째 이곳에서 다방업을 하는 김정아(여·58·가명) 씨는 “2층 숙소는 소음과 진동이 더 심각하다. 잠을 깨는 것은 예사이며 구들장이 들썩거릴 정도로 진동이 심하다”며 “밤에 기적소리가 울리면 기절초풍을 하고 잠이 깨 뜬 눈으로 밤을 지새기가 일쑤”라고 말했다.

10여 년째 병원을 운영해 온 주덕현대의원 오성환(57) 원장은 “소음과 진동 피해로 질병에 걸린 환자들이 급증하는 추세이며 이들 대부분은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곳에는 관절 환자들이 많은데 의학적인 소견 상으로는 열차 진동 피해 때문에 입은 무릎 악화로 볼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통대학교 교통 관련 한 교수는 “철도소음은 전동음, 모터음, 공력음, 구조물음 등으로 돼있다”며 “전동음은 차륜과 레일의 충돌에 따라, 공력음은 차체 주변의 공기가 난류를 형성해 발생하고 구조물음은 고가교 등의 진동에서 방사되는 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일반적으로 저속도에서는 전동음이, 고속도에서는 공력음이 탁월한 경우가 많으며 철도 소음을 방지하려면 차륜이나 레일의 삭정, 요철이 적은 차량 개발, 방음벽이나 흡음재 설치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초만 해도 청주나 제천으로 가는 이들은 대부분 버스가 아니라 주덕역에서 기차를 이용했고, 통근객과 통학생도 많아 하루 평균 이용객이 400명이 넘었다.

하지만 주덕읍의 인구가 급속히 줄어 들면서 승객도 많이 감소, 현재는 통근객들을 중심으로 하루 100여명의 승객이 주덕역을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