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로 무단 증설에 따른 영업취소 처분을 놓고 충북 청주시와 법적 분쟁 중인 클렌코(옛 진주산업)가 지정 외 폐기물 처리로 인한 영업정지 소송에서 패했다.

청주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송경근)는 17일 ㈜클렌코가 청주시장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 1개월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클렌코는 지난 4월6일 처분대상 폐기물 변경허가를 이행하지 않아 청주시로부터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 업체는 영업대상 외 폐기물 52t을 처리하면서 변경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렌코는 "처분대상 폐기물의 변경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데다 비례 원칙을 위반한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폐기물 관리법령이 폐기물 구성 성분을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있고, 허가 과정에서도 영업대상 폐기물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며 "지정 폐기물 외 품목을 처리하려면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청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원고는 폐기물이 섞여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허가 받지 않은 다른 폐기물을 소각한 상황이어서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이로 인해 청주시민, 나가가 국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이 현저히 침해됐음이 분명하다"고 부연했다.

클렌코는 이와 별개로 청주시와 '폐기물중간처분업 허가취소처분 및 폐기물 처리명령 취소청구소송'을 벌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 8월 '소각로 불법 증설·가동'을 이유로 클렌코에 폐기물중간처분업 허가취소 재처분을 내렸다. 앞선 행정소송에선 '변경허가 미이행'을 영업취소 처분 사유로 내세운 청주시가 대법원까지 간 끝에 패소했다.

영업취소 처분을 둘러싼 두 번째 행정소송은 다음 달 14일 오전 11시 청주지법 524호에서 변론 재개된다. 재판부는 그동안 클렌코 임원들의 형사사건 항소심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재판을 미뤄왔다.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 소재한 클렌코는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 쓰레기를 과다 소각(총 138회 1만3000ｔ)하고, 변경허가 이전에 소각로 2개 시설을 151~160% 증설·가동한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로 임원 2명이 기소됐으나 지난 9월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태우)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소각로가 30% 이상 변경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전 회장 A씨와 전 대표 B씨에게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