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지역에서 한 보험업체가 적금식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위험부담이 큰 변액보험에 가입하게 해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해당 설계사와 보험사는 나 몰라라 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피해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M씨는 2009년 A생명의 보험설계사 J씨로부터 보험 가입을 권유 받았다.

J씨는 M씨에게 월 100만원씩 5년만 부으면 원금 6천만원이 7천만원의 목돈이 될 수 있고 시중은행 적금보다 이자율이 훨씬 높은, 특허까지 받은 상품이라며 유니버셜 변액보험을 적금식 보험인 양 설명했다.

J씨의 말을 믿은 M씨는 보험에 가입했고 M씨의 가게에 수차례 들른 J씨는 인근 다른 점포주들에게서도 보험 가입증을 받았다.

월 100만원 불입이 어렵지 않겠냐며 부담을 덜도록 일수 식으로 보험금을 내라고 이들에게 권유한 J씨는 자동인출 통장을 만들게 했다. 가입자들은 그때부터 장사가 안 되면 하루 7만원, 잘 되면 15만원 정도를 통장에 넣었다.

그런데 가입 후 3년이 지난 지난해 8월 J씨가 M씨 등 가입자들을 찾아와 지금까지 보험료를 납입한 상품이 펀드형인데 그간 펀드가 많이 하락해 손해를 보게 됐다며 해당 보험을 중도해지하고 신규 상품에 가입하기를 권유했다.

J씨는 더 나아가 새 상품에 가입하면 300만원을 보조해주고 변액 해지금은 또 다른 예금보험에 들어 묶어두면 몇 년 후 원상복구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속았다는 생각에 이미 감정이 상한 M씨 등 가입자들은 J씨에게 맡겨뒀던 자동인출 통장을 넘겨받은 뒤 일수로 하지 않고 현재까지 각자 불입하고 있다.

M씨의 가족 Y씨는 “중도해지 권유를 받은 후 상품 내용을 보니 하나같이 12년 이상 종신 연금보험이었다. 애당초 이런 펀드형이었다면, 게다가 종신형이라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J씨는 이런 내용을 우리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장사하면서 월 100만원이 쉬운 일인가. 또 J씨가 매일같이 보험금을 받아가는 게 성실하다고 생각해 우리 모두 다른 보험에도 들었는데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J씨는 일수통장을 건네주고는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연락도 없는 상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보험설계사와 보험회사 '나 몰라라' 발뺌

Y씨는 “A생명에 민원을 넣었으나 거부당해 전화를 했더니 ‘사인을 했으니 약관에 동의를 한 것이고 J씨는 가입자들의 요구로 일수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아무 사고도 없었으므로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하도 화가 나 금융감독원에 정식 민원접수를 하겠다고 했더니 ‘마음대로 하라, 우리 측에서는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말 뿐이었다. 민원 담당자가 사원 말만 듣고 민원인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분을 삭이지 못 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현재도 변액보험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적금식인 줄 안 채 매일 일수를 붓고 있는 가게가 여러 곳 더 있고 J씨는 그들의 통장을 가지고 다니며 일수를 찍고 있다.

또 다른 가입자 K씨는 “A생명은 일수 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하지만 지난해 7월 J씨가 18만원이 빈다고 해서 그럴 리 없다고 했더니 자기 돈으로 메우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달 말 52만5천원이 모자라다고 했다”며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냐, 더 믿지 못 하겠으니 통장을 놓고 가라고 하니까 J씨는 내가 없는 새 통장을 놓고 간 뒤 지금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 이게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Y씨는 “내일(21)일 금감원에서 삼자대면을 하기로 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 보험회사 관계자는 “삼성 같이 큰 곳은 최대한 빨리 절충안을 마련하고 합의를 유도한다”며 “A생명의 경우 회사 규모가 큰 편이 아니고 보험 액수도 억대가 넘으니 덮어버리려는 것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