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음성군의회 민주통합당 소속 K의원(여)이 교통사고를 낸 후 남편이 저지른 것처럼 꾸며 운전자를 바꿔치기해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이 의원의 ‘모럴헤저드(도덕성해이)’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19일 초동 사고 조사를 벌인 음성경찰서 뺑소니 전담반의 경찰관에 의해 밝혀졌다.

음성서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11시 30분 경 본인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금왕읍 무극리 J약국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후 사후 조치 없이 사고 현장을 이탈해 뺑소니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 의원은 자신이 사고를 내놓고 남편이 운전한 것처럼 꾸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사고 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K의원은 “집 앞에서 사고가 났고 놀라 집으로 들어갔을 뿐이며, 이후 가족들이 사고를 수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음주를 한 것은 아니며 다른 차가 와서 들이받아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본인의 승용차와 사고 피해자 차량, 도로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가 파손됐다. 당시 사고를 당한 운전자는 목과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며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문제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냈다며 조사를 받은 후 사고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이탈한 K의원이 사고 발생 20여 시간이 지난 후에야 관할 지구대에 본인이 사고를 냈다고 자수를 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음주운전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정황으로 볼 때 40대 목격자가 지구대에 교통사고 뺑소니 차량을 신고했기 때문에 만약 운전자 바꿔치기 조사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수배 조치가 내려지는 것은 당연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남편이 사고를 냈다고 조사를 받으러 온 것으로 안다”며 “부부지간이기 때문에 처벌할 수는 없지만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건 범법 행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고 발생 후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음주 측정을 했기 때문에 음주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사고 유발 이후 현장을 이탈한 데 대해서는 분명한 뺑소니 혐의가 인정돼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경우 부부지간에는 ‘범인 도피죄’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처벌 근거는 없지만 공인인 군의원의 도덕성에 흠집을 남기게 됐다.

특히 음주운전의 경우 객관적 증거가 부족해 혐의를 벗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나 양심의 가책과 군민들의 비난 여론으로부터는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분위기다.

한편, 음성군의회는 K의원의 음주운전 의혹 뺑소니 사고 후 자체 조사는커녕 ‘가재는 게 편’인 양 제 식구 감싸기에 골몰, 빈축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