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대선 승리에 문제를 제기하는 야권 시위자들이 지난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갖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17일 야권 지지자 수백 명이 블라미디르 푸틴 총리의 대선 당선과 언론의 불공정 보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부터 시내 중심가 푸슈킨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는 좌파 정치 단체 '좌파 전선' 지도자 세르게이 우달초프와 자유주의 성향의 미등록 정당 '국민자유당' 의장 보리스 넴초프 등을 포함한 야권 인사와 지지자 등 수백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당국의 허가가 필요없는 '의원과의 면담' 형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의원과의 면담 행사는 모스크바 시 당국의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으나 대신 구호를 외치거나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의 행위는 금지된다.

좌파 지도자 우달초프는 시위에서 푸틴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전에 야권이 연대해 대규모 저항 시위를 벌이자고 촉구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또 최근 현지 TV 방송 'NTV'가 '저항의 해부학'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야권 시위 참가자들 가운데 돈을 받고 동원된 사람들이 있다는 보도를 한 것을 규탄하며 NTV 시청 거부 운동을 벌이자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NTV는 부끄러운 줄 알라', '더이상 참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허가받지 않은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으나 시위대는 듣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몇 명을 체포했으나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크렘린궁 인근의 혁명광장에서도 일부 야권 지지자들이 불법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그러나 불법 시위 혐의로 체포한 야권 지지자 20여명으로부터 행정법 위반에 따른 조서를 받은 뒤 모두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