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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쪼개지는 나라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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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20  19: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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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광복 75주 대한민국은 경축일 날 다시 쪼개지고 말았다. 광복회장이 축출돼야 할 청산대상으로 건국대통령과 조국 근대화 신화를 만든 박대통령, 낙동강 사선을 지킨 국군의 영웅 고 백선엽 장군에게 화살을 쏘았다.

여야는 지금 이 문제를 둘러싸고 옹호와 비난전쟁을 벌이고 있다. 6.25, 8.15 하루도 편한 날이 없는 좌우대립으로 국민들은 피로감이 적지 않다.

70년이 넘는 역사를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전전 긍긍하는 대한민국, 이런 소모적 논쟁이 과연 얼마나 득이 될까. 분노한 자유 보수진영은 광복회장의 즉각적인 파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파직이란 조선시대 용어로 ‘봉고파직’의 준말로서 즉각적인 파면을 말한다.

광복회장은 어떤 자리인가. 자유민주주의로 성공,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는 대한민국의 근대사만큼은 제대로 인식하여 갈등이 있으면 봉합하려고 노력하는 자리여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중립적 인물이 선임 됐어야 했다.

광복회장의 할 일이 고작 진보세력과 코드를 맞춰 건국대통령을 폄하하고, 국립묘지에 안장된 전직대통령과 군 장성급들의 묘소를 파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그는 과거 군사정부에서 여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된 것은 생계형이라고 변명한다. 지금 광복회장 자리도 생계형이라 진보정부에 충성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줏대가 없는 이율배반이며, 도덕적으로도 용납 할 수 없다.

광복회가 일을 찾으면 태산 같이 많지 않겠는가. 역사의 그늘에 묻혀있는 독립운동가, 또 사료를 찾지 못해 유족 혜택을 보지 못하는 후손들, 이역만리 카자흐스탄, 만주 땅에서 3대에 걸쳐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을 발굴, 후원하는 일도 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잊고 대한민국의 건국사를 부정하고 자유민주의를 지킨 인물들을 싸잡아 비난한 것은 광복회장으로서 본분을 잊은 것이다. 그의 잇단 언동은 사려 깊지 못했다.

역사는 시대의 거울이지, 국가 진전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버려야 옳다. 그것이 올바른 역사인식이다.

대한제국이 망한 것은 국가가 힘이 약했기 때문이다. 쇄국으로 대문을 굳게 잠그고 근대화를 수용하지 않아 세계의 변화에 대응 못했다. 임진전쟁, 병자호란의 뼈아픈 상처를 겪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일본 낭인 몇 십명이 궁중에 난입하여 국모를 시해했어도 이를 막지 못한 나약한 대한제국이었다. 광복회가 할 일은 이런 역사를 일깨우는 것이다.

6.25는 미증유 비극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현대사다. 아직도 1천만 이산가족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있다. 다시는 이런 참혹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을 막는 가장 큰 힘은 견고한 국방력이다. 우리도 강대해지는 외세에 대응할 억지력을 가져야만 한다.

또다시 코로나 19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역대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종교단체와 시민들에게 코로나 확산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정부답지 못하다.

전국에 쏟아진 장마로 많은 수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호남지역에서는 수해지를 찾은 환경부 장관이 격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 ‘생계형’이라는 광복회장 마저 보수진영을 흔들어 민심이 더욱 동요하고 있다. 청와대는 자신들과는 상의하지 않은 일이라고 발뺌했다. 지금처럼 국민 분열과 내홍을 방관하는 정부는 일찍이 보지 못했다. ‘이게 나라인가’라고 개탄하는 국민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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