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4·11 총선을 코앞에 두고 충북지역 8개 선거구에 출마할 각 정당 후보들의 면면이 18대 총선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어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공천헌법과도 같은 현역 하위 25% 컷 오프제를 도입한 새누리당이나 개혁공천을 기치로 내건 민주통합당 모두 마찬가지로 공천 혁명은커녕 공천배제 대상으로 지목된 후보까지 포함시켜 충북은 공천개혁의 '무풍지대'로 전락했다.

이번 공천에서는 충북정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참신한 인물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물론 다크호스와 정치신예들마저 눈에 띄지 않고 있어 부실공천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특정 선거구 당선만을 의식한 ‘담합’이라 물갈이 쇄신론이 아닌 물 타기 구태 공천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일부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들은 1회성으로 사라질 정당 주변을 기웃거리는 등 자칫 '떳다방' 후보들이 난립할 우려가 크다.

▶새누리당, 정치신예 입문 ‘하늘의 별 따기’

청주 흥덕갑은 전 국회의원인 윤경식 변호사가 공천을 받았다.  지역정가에서는 기대를 모은 손인석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전 한국JC 회장)의 탈락을 아쉬워하고 있다.

한때 비례대표 제의까지 받았던 그는 이번 총선에서만큼은 지역구에서 당선돼 정치적 야망을 키우고 싶었으나 좌절되면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정치신예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제천 지역구에서 탈락한 엄태영 전 제천시장의 행보에 따라 다른 후보들의 명암이 엇갈릴 수도 있기 때문에 주목된다.

보은·옥천·영동의 심규철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충북도청에서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지지자들과 함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청주 흥덕을의 송태영 후보는 국민참여 경선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당명에 승복, 백의종군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청주 상당(한대수→정우택)과 보은·옥천·영동(심규철→박덕흠) 2개 지역구만 후보자가 바뀌었다.

▶민주통합당, 도로 열린우리당… 공천개혁 ‘실종’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를 빌미로 통합진보당과 일부 지역구 공천을 합의, 당선 가능성이 낮은 충주를 ‘무공천’ 지역으로 통합진보당에 양보하는 대신 판세가 유리한 상당(홍재형)·흥덕갑(오제세)·흥덕을(노영민)을 챙기는 남는 장사를 했다.

특히 중부 4군(증평·진천·괴산·음성)을 경선지역으로 분류, 현역인 정범구 후보와 박기수 예비후보와의 여론조사 경선을 벌이기로 했지만 결과는 누구나 예측 가능할 정도로 뻔하다.

또한 청원(변재일), 보은·옥천·영동(이재한), 제천·단양(서재관) 등 6개 선거구 공천을 마쳤다.

이 역시 4년 전 18대 총선 대진표와 비교하면 모양새가 똑같다.

당시 후보자를 내지 않았던 제천·단양에서만 4년 만에 후보(서재관)를 낸 게 다를 뿐 그밖엔도 달라진 점이 없다.

특히 단수 후보자로 공천을 신청해 확정된 노영민·변재일 의원은 당초 한·미 FTA 찬성 ·절충안 파로 지목돼 공천 배제를 요구받았다.

게다가 노영민·홍재형 의원은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 등이 한·미 FTA폐기와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민주당 X맨으로 지목, 대표적인 공천 배제 낙천 운동 대상이라며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인물이다.

이처럼 여야가 지난해 말부터 공천개혁을 부르짖고 당명을 바꾸거나 야권연대까지 이뤄냈지만 결국 인적 쇄신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한 마디로 기득권을 가진 현역 의원들끼리 정치신예들의 입문을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자기들끼리 나눠먹기 공천 장사를 벌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한국여성유권자충북연맹 관계자는 “그만큼 충북정가의 인력풀이 텅 비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반면 기득권을 가진 현역 의원들의 과욕 때문에 정치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