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데일리
칼럼칼럼
검찰 학살 인사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1.10  19:48:1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조선 시대 대사헌(大司憲)은 지금의 검찰총장 직에 해당한다. 백관의 잘못을 규탄하고 죄가 있으면 잡아들이는 역할이라서 막강한 힘이 있었지만 풍파를 많이 탔다.

임금에게 충언으로 간언하고 올바르게 처신을 해도 미움을 사면 파직되고, 체직되었다. 대부분 재직기간이 짧았으며 2개월 만에 교체되는 경우도 있었다. 시대만 변했지 고금 풍속도가 같다.

조선 태조 때 대사헌 이서(李舒)는 의기와 지조가 있던 인물인데 바른말을 잘했다. 부름을 받고 대궐이 들어가 임금과 면대 할 때는 아첨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임금은 이서의 간언에 염증을 느껴 군(君)으로 봉직하고 면전에서 보지 않았다.

태종은 즉위 이후 성격이 날카로운 신하를 대사헌으로 기용하지 않고 유순한 중신 가운데서 임명했다. 이때 덕망이 있는 맹사성(孟思誠)이 낙점을 받았는데 너무 너그러워 감찰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다.

을사사화 때 사헌부 장령 진복창(陳復昌)은 교만했던 모양이다. 임금이 벼슬을 제수하면 겸손을 가장하여 사양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만큼은 권력자들을 잡고서리도 반드시 달성했다고 한다. 실록에 진복창이 사헌부에 서임되자 사관이 이렇게 기록했다.

-(전략)..헛된 명예가 전파되자 식자들은 그 간교(奸巧)함이 말할 수 없어서 끝내는 반드시 나라를 그르치고 말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추천한 자가 많았다. 필경 막지를 못하고 드디어 풍헌(風憲.감찰)을 맡는 자리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로부터 그는 교만하게 한 세상을 살면서 인물을 해치는 데 조금도 꺼리는 바가 없었다- (명종실록 명종 1년 4월 26일)

연산군이 임금의 도를 잃고 폭군이 된 것은 대사헌을 잘 못 기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간신 유자광(柳子光)이 감찰업무를 주관하였다. 그가 무오사화를 일으킨 후 직접 옥사를 처리하며 죄 없는 선비들을 많이 도륙했다. 유자광은 나중에 연산군마저 배신, 반정 편에 서기도 했다.

명종시기 대사헌 이탁(李鐸)은 감찰의 칼날을 임금의 외삼촌인 윤원형에게 들이댔다. 문정 왕후의 동생으로 최고의 권력층이었던 운원형이 뇌물을 받아 닥치는 대로 땅을 사 모으고 저택을 짓자 임금에게 처벌할 것을 상소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저택을 10여 채나 이어 짓고, 해변의 간척지와 내륙의 기름진 전답을 모두 사사로이 점유하니 어찌 지벽(地癖)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우유부단한 명종은 외삼촌인 운원형을 처벌하지 못하다 후에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그제 사 숙청한다. 이탁은 청렴하여 조정의 신망이 두터웠으며 두 번이나 대사헌을 역임하고 나중에는 영의정에 까지 오른다.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이 임명한 검찰총장의 손발을 묶는 검찰 수뇌부의 인사를 전격 단행 했다.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로 좁혀 오고 있어 서둘러 이를 막기 위한 다급한 조처로 밖에 볼 수 없다. 검찰 총장 임명당시 살아있는 권력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당부한 것이 문대통령이 아닌가. 역대 어느 권력도 단행 하지 못한 검란이다.

야당과 법조계는 이번 검찰 인사가 헌법을 유린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한국당은 즉각 추법무장관을 권력남용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번 인사는 청와대가 기획한 것이고 추장관이 마담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사헌 윤총장이 지금의 태풍을 잘 견디고 청와대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잘 매듭지을 수 있지 국민들의 이목이 모두 쏠려 있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재준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14번길 66(사창동, 청주스포츠타운)  |  대표전화 : 043)273-2580  |  팩스 : 043)274-258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충북 아 00065  |  등록일자 : 2011.08.24  |  발행ㆍ편집인 : 김태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태순
Copyright 2011 세종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jdail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