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내년 초 조직 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에서다.

도의회도 조직 확대를 검토 중이다. 입법·홍보 기능 강화가 목표이다.

그러나 양 기관의 힘겨루기가 벌써 만만치 않다.

충북도는 도의회 조직 확대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도의회는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도의 조직개편안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신경전이 뜨겁다 보니 양측의 조직 개편이 모두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향후 협의에 관심이 쏠린다.

충북도의 조직 개편은 2030년까지 추진할 '4차 산업혁명 대응 충북산업 육성 실행계획'과 맞물려 이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도정 발전의 새로운 기회로 삼자는 취지에서다. 친환경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이 육성 실행계획에 포함돼 있다.

논의 중인 조직 개편안은 비대해진 경제통상국을 2개 국으로 나누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한쪽에는 투자 유치와 일자리 정책 등 기존 업무를, 다른 한쪽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업무를 맡긴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의 조직 개편이 성사되면 기존 2실 8국 1본부는 2실 9국 1본부로 변경된다.

이에 맞춰 도의회도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입법전문담당관실을 신설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지금은 3명의 입법전문위원이 의회 운영전문위원실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총무담당관실에도 홍보팀과 별개로 미디어팀을 두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도의회는 입법전문담당관실 및 미디어팀 운영에 필요한 인력 10명을 배정할 것을 도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도는 총액인건비에 따라 조직이 운영되는 만큼 도의회가 요구하는 인원을 새로 충당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7명은 수용할 수 있다는 마지노선까지 꺼내놨다.

양 기관 입장이 충돌하면서 정무부지사 명칭을 경제부지사로 바꾸는 내용의 '충북도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조차 도의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의회와 지속해 협의해야겠지만 절충안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조직개편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