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이 '대청호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안에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한 민간업체의 제안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골프장을 건설하려면 도시계획상 '체육시설(골프장)' 지정이 필요한데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옥천군에 따르면 관성개발㈜은 지난해 11월 동이면 금암ㆍ지양리 일대 161만여㎡에 27홀 규모의 골프리조텔를 건설하겠다며 이 땅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줄 것을 제안했다. 현재 이 땅은 도시계획에서 제외돼 있다.

원래 '대청호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2권역)'에 속해 있는 이 땅에는 골프장이 들어설 수 없다.

그런데 정부가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2009∼2011년 '2권역' 내 골프장 건설을 허용, 한시적으로 규제가 풀렸다.

관성개발㈜은 지난해 11월 30일 낸 제안서에서 2014년까지 1천100억원을 투자해 골프장과 골프텔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사업예정 토지 80.5%에 대한 사용동의서도 제출,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필요한 요건을 갖췄다.

인근 주민들은 환경오염과 재해 우려 등 이유를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옥천군청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10여일째 농성 중이다.

동이면 이장협의회의 이동복(55) 회장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친환경농업에도 지장을 주는 골프장 건설을 기필코 막겠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토지사용동의서 중 일부의 '효력'을 문제 삼아 결정을 유보했다. 상속ㆍ종중 토지의 소유권이 여러 명에게 나눠져 있는데 대표자 의견만 첨부돼 있다는 이유다.

군은 국토해양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지만 뾰족한 답을 얻지 못했다. 제안을 거부할 경우 회사 측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옥천군의 정구건 도시건축과장은 "국토해양부는 민사 법리에 따라 토지사용 동의의 효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최종 결정은 도시계획시설 결정권자(군수)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8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민원처리 기한인 13일까지 관성개발 측에 가부를 통보해야 하는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